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유아·초등부, 영유아 세례식 및 ‘어린이 큰 잔치’ 주최 영유아·어린이의 희년 기념…정순택 대주교, 82명에 안수
“저희 대부모님이 ‘세례받을 때 행복했던 사람이 신앙생활도 기쁘게 한다’고 하셨거든요. 그만큼 세례는 중요한 통과의례인데, 주교님께서 손수 우리 아이에게 세례를 주셨잖아요. 교회가 우리 영유아와 부모들을 진심으로 환대하는 공동체라는 걸 다시 실감했어요.”
5월 5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는 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가 주례하는 영유아 세례식이 열렸다. 이마에 묻은 미끈미끈한 기름과 차가운 성수를 “이게 뭐지?”라는 듯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치켜보던 82명의 아이는 정 대주교의 안수에 덩달아 경건한 표정을 짓다가, 정 대주교와 눈이 마주치자 방긋 웃으며 즐거워했다.
이날 세례받은 이수빈(글로리아·12개월) 양의 아빠 이정훈(스테파노·서울대교구 방학동본당) 씨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아기가 생생하게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이 시간이 큰 추억이 되어 훗날 신앙을 소중하고 가깝게 여기게 될 것 같다”며 아이와 똑 닮은 함박웃음을 보였다.
서울대교구는 올해 영유아·어린이의 희년을 기념하며 교구 청소년국 유아부(담당 윤상현 비오 신부)·초등부(담당 김남혁 대건 안드레아 신부) 공동 주최로 어린이날인 이날 성당에서 교구장 대주교가 주례하는 영유아 세례식과 ‘어린이 큰 잔치’를 열었다. 우리 교회에서 가장 작지만, 가장 큰 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영유아들이 교구장 대주교를 가까이 만나고 큰 사랑을 느꼈으면 하는 취지다.
팬데믹 이후 교구 내 유아 사목과 초등부 주일학교 사목은 아이들 수가 줄고 의미 있는 반등을 맞지 못하는 등 새로운 어려움을 당면하고 있었다. 이런 현실에서 교구가 희년이자 어린이날을 기해 직접 나서서 영유아를 교회로 초대한 것은 ‘찾아가는 사목’을 펼쳤다는 데서 의미를 갖는다.
마당에서 펼쳐진 잔치도 젊은 부모들과 그 아이들을 하느님에게 더 가깝게 초대하는 자리가 됐다. 교구 청소년국 부서들과 수탁시설들이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부스를 열었다. 자기 세례명이 반짝이는 팔찌 만들기, 수단 입어보기, 세례 기념 네 컷 가족사진 찍기, 인공지능(AI) 고민 상담 등 재밌는 프로그램들이 마련되고, 500명가량 어린이와 영유아가 참가하는 큰 호응을 거뒀다.
“이제는 예전처럼 아이들과 부모들이 성당에 스스로 찾아오던 시대가 아니에요. 성사, 조건 없는 환대와 포용 등 가톨릭 신앙의 보화들을 재조명해 젊은 부모님들과 아이들을 초대해야겠죠.”
유아부 담당 윤상현 신부는 “교구의 가장 큰 어른이신 교구장 대주교님께 영유아들이 직접 세례를 받고, 아이들이 어린이날 주교좌성당에서 뛰어노는 체험을 통해 하느님 품을 더 익숙하고 기쁜 것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젊은 부모들에게도 하느님을 각자의 가정에 더 가깝게 초대하는 체험이 되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