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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순례자’ 본당 공동체, 이웃에게 희망을] (1) 서울대교구 구의동본당 지역 사각지대 종합 돌봄 실현 사업

박주현
입력일 2025-05-06 17:38:53 수정일 2025-05-06 17:38:53 발행일 2025-05-11 제 3441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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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사각지대 취약계층 발굴…정기 방문 통해 반찬 나누고 정서적 지지 보내
“지역사회 소외된 이웃 찾아 하느님 사랑 실천해요”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정진호 베드로 신부, 이하 복지회)는 지역사회에서 사회복지 활동을 전문적으로 하려는 서울대교구 내 본당들을 발굴해 매년 ‘본당사회복지 공모지원사업’을 열고 지원하고 있다. 가톨릭 사회복지의 풀뿌리 공동체인 각 본당은 복지회의 도움으로 어떤 발전적 사회복지 활동을 펼치고 있을까. 올해 공모지원사업에 선정된 본당들이 지역사회에 희망을 심고 있는 모습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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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4일 서울대교구 구의동본당 한 신자가 복지 사각지대 어르신의 집을 방문해 본당 사회사목분과 반찬나눔팀 구성원들이 직접 만든 반찬을 전달하고 있다. 박주현 기자

서울대교구 구의동본당(주임 이종환 요셉 신부)은 ‘구의동 지역 사각지대 종합돌봄사업’ 통해 지역사회가 미처 챙기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 이웃들을 보살피고 있다. 법적 문제로 수급권이 주어지지 않았거나, 정부와 민간단체로부터 도움을 충분히 받을 수 없는 취약계층들을 발굴·지원하는 사업이다. 단순한 구호를 넘어 가난한 이웃을 스스로 찾는 ‘실천’을 행함으로써 가톨릭적 본당 사회복지사업의 표준 모델을 구축하는 한편 지역사회 복지 지평을 확대하고 있다.

본당 각 구역 신자들이 공동체와 연결되기 어려운 취약계층 이웃들을 발굴하고 본당 사회사목분과에 지원 대상자로 추천하고 있다. 성당 주변에 분포한 노후 다세대주택에는 홀몸노인, 다문화가정, 취약계층 1인 세대가 많이 살고 있다. 특히 홀몸노인은 자녀(법적 부양가족)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정부·민간 복지 단체로부터 지원받지 못하는 일이 많다.

또 지역 복지시설의 후원을 받더라도 병원비와 약값 등 지속적인 큰 지출 때문에 더 큰 생활고에 시달리게 된다. 신앙 공동체이자 지역사회 일원이기도 한 본당이 이러한 이웃들을 찾아나서면, 최소한 그들이 고립과 단절로까지 고통받지는 않게 된다. 본당 사회사목분과 실무자 양정혜(베로니카) 씨는 “약소하더라도 면밀하고 지속적인 돌봄이 결국 심적으로도 힘이 될 것이기에 결국 일회성 지원은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35개 복지 사각지대 가정이 사업을 통해 ▲격주 반찬 나눔과 두 달에 한 번 쌀 지원 ▲김장 나눔 ▲설·추석·어버이날 선물 지원을 받고 있다. 반찬은 본당 사회사목분과 반찬나눔팀 구성원들이 직접 만든다. 고기 및 생선 반찬과 국을 포함한 4가지 반찬을 보온·냉 가방에 담아 대상자들의 집을 찾아 손수 전달한다.

이는 대상자들에게 물질적 도움을 넘어 ‘나를 잊지 않은 사람들이 있구나’라는 심리적 지지 체계도 제공한다. 4월 24일 반찬 지원을 받은 장점자(83) 씨는 “고립된 나를 기억해 주고 계속 찾아와 주니 가슴속 먹구름이 한 꺼풀 걷힌 느낌”이라고 전했다. 시력이 온전하지 않은 장 씨는 “하느님을 잘 알지는 못해도, 나보다도 힘든 이웃을 위해 기도하도록 마음을 녹여주시는 분임은 똑똑히 안다”고 말했다.

이날 장 씨 등 복지사각지대 이웃들 집을 곳곳 다니며 반찬을 배달한 본당 신자 신혜선(사비나) 씨는 “그냥 밥과 반찬처럼 보일지 몰라도, 우리는 하느님 사랑을 지역사회에서 전파하며 ‘실천하는 신앙’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구의동 지역 사각지대 종합돌봄사업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정진호 베드로 신부)의 ‘2025년 본당사회복지 공모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올해부터 더 큰 나눔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본당 신자들은 집수리와 청소 등 홀몸노인들의 주거환경 개선 활동과 매달 1회 미용 봉사도 펼칠 예정이다.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