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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주교 현장 체험’…비정규노동자 쉼터 ‘꿀잠’ 방문

이형준
입력일 2025-05-02 10:13:52 수정일 2025-05-02 10:16:15 발행일 2025-05-11 제 3441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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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회의 정평위 노동사목소위 주관…“교회가 사회적 약자 위해 어떤 역할 할지 더욱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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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9일 서울 영등포본동 '꿀잠'에 방문한 주교단과 '꿀잠'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형준 기자

한국교회 주교들이 비정규노동자들을 위한 쉼터를 방문해 한국 사회 노동 문제와 현실을 직접 체험하고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교회의 역할을 모색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노동사목소위원회 위원장 김선태(요한 사도) 주교와 광주대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 대전교구장 김종수(아우구스티노) 주교, 군종교구장 서상범(티토) 주교는 4월 29일 ‘2025 주교 현장 체험’ 일환으로 서울 영등포동 비정규노동자의 집 사단법인 ‘꿀잠’을 방문했다. 

주교들은 꿀잠 지하 1층 문화교육공간(팜)에서 김소연 상임이사의 비정규직의 현실과 비정규직 철폐운동, 시설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전시공간 ‘땀’, 꿀잠 치과 등을 둘러봤다. 점심 식사 후에는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김소연 상임이사는 주교단에게 “노동자를 해고하기에 용이한 비정규직 제도가 시행된 이후 국내 기업들은 이제 비정규직이 없으면 유지가 되지 않는 상황까지 왔다”며 “제도의 피해자로 억울하게 해고된 노동자들이 복직 투쟁을 하려면 결국 원청이 있는 서울로 올라와야 하는데, 마땅히 머물 곳이 없는 그들이 먹고 자고 쉬도록 장소를 제공해 주는 게 ‘꿀잠’의 주요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2년에 이어 올해도 주교님들이 꿀잠에 직접 방문해 주시고 관심을 가져 준 것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주교들은 김 상임이사에게 ‘꿀잠’을 운영하기 위한 자금이 충분한지, 시설 운영에 어려움이 없는지 등을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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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9일 서울 영등포본동의 비정규노동자쉼터 '꿀잠'에 방문한 주교단이 김소연 상임이사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이형준 기자

‘꿀잠’은 비정규노동자, 해고노동자, 사회활동가들이 편히 쉴만한 장소를 제공하는 쉼터로, 숙소뿐 아니라 청소년·청년들에게도 개방된 문화예술의 장 역할도 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지부,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오랜 시간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투쟁해 온 노동자·활동가·단체들이 시설의 필요성에 공감해 2015년 설립을 확정하고 2017년 개소했다. 예수회 조현철(프란치스코) 신부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 주교는 “비정규·해고 노동자들이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꿀잠’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오늘 체험하고, 더 나아가 교회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또 우리 사회에 이렇게 노동자들을 배려하는 쉼터가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주교 현장 체험’은 주교들이 사목 현장을 찾아 신자들과 교회 관계자들을 만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프로그램이다. 4월 인천 강화 교동도 순례와 ‘꿀잠’ 방문에 이어 올해 10월 30일에는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박현동 블라시오 아빠스) 주관으로 국립 백두대간 수목원을 방문할 예정이다.

※ 후원 1006-701-442424 우리은행 사단법인 ‘꿀잠’
※ 문의 02-856-0611 비정규노동자의 집 ‘꿀잠’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