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임쓰신 가시관> 부른 ‘낙산중창단’, 40년 만에 의기투합

이형준
입력일 2025-05-14 09:22:54 수정일 2025-05-14 09:22:54 발행일 2025-05-18 제 3442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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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중창단, 앨범 발표 40주년 앞두고 5월 30일 서울 도림동성당서 기념 공연
각자 삶의 자리로 흩어졌던 80년대 생활성가 열풍 주역…마음은 여전히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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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만에 공연을 앞둔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낙산중창단'이 4월 28일 서울대교구 도림동성당에 연습을 위해 모였다. 이형준 기자

1980년대 생활성가 열풍을 일으켰던 ‘낙산중창단’(단장 박정우 후고 신부)이 40여 년 만에 다시 뭉친다.

낙산중창단은 5월 30일 서울대교구 도림동성당에서 ‘낙산중창단 <임쓰신 가시관> 발표 40주년 기념 공연’을 개최한다. <임쓰신 가시관>은 낙산중창단이 녹음했던 비공식 앨범명이자 타이틀 곡명이다.

도림동본당 주임인 박 신부는 “1983년부터 1985년도 사이 입학해 사제의 꿈을 꾸던 젊은이들이 중년이 된 지금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 뜻깊은 공연을 마련한다”며 “40주년을 기념한다는 것뿐만 아니라 80년대 청춘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중창단이라는 의미에서 젊은이들의 축제인 서울 세계청년대회 개최도 축하하고 홍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공연은 신자 뿐 아니라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30일 무대에 서는 낙산중창단 멤버는 박 신부를 비롯해 서울대교구 성음악위원회 위원 최호영(요한 사도) 신부, 생활성가 가수 신상옥(안드레아), 지 토마스, 이상필(요한 사도), 안종수(요셉) 씨다. ‘신상옥과 형제들’ 멤버와 수원교구 갓등중창단 OB도 찬조 출연한다.

낙산중창단은 성직자와 평신도로서 각자 삶의 자리를 채우고 있던 멤버들 중 공연할 수 있는 6명을 꾸려 도림동성당 사제관을 연습실로 삼아 지난해 7월부터 공연을 준비했다. 연습 자체도 40년 만이었다. 그렇게 10개월 넘게 호흡을 맞췄다. 기억 속의 화음을 다듬고 악보를 편집하는 과정을 거친 낙산중창단은 공연을 한 달여 앞두고 이제 막판 담금질에 들어갈 예정이다.

낙산중창단은 1985년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 재학하던 신학생들이 창단했다. 1986년 11월 직접 작사·작곡한 곡과 더불어 기존의 젠(zen) 성가, 민중가요 등을 편곡해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했다. 생활성가로 널리 알려진 <임쓰신 가시관>도 신상옥 씨가 작곡했다. 곡들은 SNS가 없던 시절임에도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퍼져 청년 신자들 사이에서 유명해졌다.

낙산중창단은 가톨릭대 신학대학 축제 ‘감골제’ 등에서 공연했지만 이후 군에 입대하거나 수원교구와 인천교구 신학생들이 수원가톨릭대학교로 이동하면서 1년이 조금 넘는 활동을 아쉬움 속에 마무리했다. 당시 수원가톨릭대학교로 옮기게 된 신상옥 씨는 ‘갓등중창단’을 창단했다.

신 씨는 “1980년대 민주화운동의 물결은 신학교도 예외는 아니어서 신학생들도 자유로움 속 각자의 개성과 자아를 펼칠 수 있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낙산중창단’”이라며 “음악을 좋아하던 신학생들이 취미로 한 곡 한 곡 연주하며 소통하고 공연하던 것이 어느새 중창단 창단으로 이어졌고, 그 때의 열정을 신학교 신부님들도 좋게 봐주시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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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