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지체장애 가족 돌보는 장애인 박준채 씨

변경미
입력일 2025-04-30 00:01:11 수정일 2025-04-30 00:01:11 발행일 2025-05-04 제 3440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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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아내 두고 일할 수도 없어 한숨”
골수염으로 지체장애 4급 판정…지체장애인 아내 당뇨 합병증 얻어
뇌병변장애 입은 아들 치료도 시급…기초수급만으로는 생계조차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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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을 안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막내아들 박종대(요한) 씨와 박준채(베드로) 씨 그리고 공춘심(오른쪽) 씨. 변경미 기자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때, 마음이 편해요. 가진 건 없지만, 작은 힘이라도 나누고 싶어요.”

광주대교구 월곡동본당의 박준채(베드로·58) 씨는 한 달 수입이 120여만 원뿐인 기초생활수급자다. 그마저도 온전히 생활비로 쓰기 어렵다. 지체장애 4급 판정을 받은 박 씨 자신, 휠체어 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아내, 뇌병변장애가 있는 아들. 세 식구의 생계와 병수발을 모두 감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씨는 생계를 위해 스무 살에 광주로 왔다. 열 살 무렵, 병원의 잘못된 진료와 치료로 멀쩡하던 왼쪽 다리뼈를 억지로 맞추다가 염증이 생겼고, 이후 골수염으로 이어지면서 평생 한쪽 다리를 절며 살아가고 있다.

지체장애인인 그의 아내 공춘심 씨 또한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 공 씨는 어릴 적 사고로 뇌병변을 앓게 됐다. 5년 전에는 무릎과 복숭아뼈에 물이 차면서 여러 차례 수술과 피부이식을 반복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휠체어 없이는 움직일 수 없고, 침대에서 바닥으로 내려오는 것 또한 힘겹다. 현재는 당뇨 합병증으로 피부가 곪아 발가락이 썩어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의 막내아들 박종대(요한) 씨는 태어날 때 2시간 동안 숨을 못 쉬면서 뇌병변장애를 입었다. 보조장치 없이는 걷지 못하지만 종대 씨는 유쾌하고 따뜻하다. 그의 꿈은 발라드 가수다. 가수가 되기 위해 14kg을 감량하고, 노래 부르는 영상을 찍어 자신의 유튜브 채널 ‘종대박종대’에 올리고 있다.

박준채 씨의 가장 큰 걱정은 의료비와 생계비다. 세 식구가 한 달에 받는 기초생활수급비와 박종대(요한·22) 씨가 다솜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받는 월급은 6만9000원이 전부다. 그나마 4월부터 정직원이 되어 시급 1만1000원을 받게 됐지만, 치료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박 씨는 “막내아들의 꿈을 위해 해주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정부 지원금으로 생계를 이어 나가는 것조차 어렵다”며 “움직이지 못하는 아내를 집에 두고 밖에서 일을 할 수도 없다”며 답답함을 털어놨다.

그는 9년 전 지인의 권유로 세례를 받고 신앙을 갖게 됐다. 매달 둘째, 넷째 주 토요일이면 장애인과 독거노인, 이주노동자 가정에 반찬을 배달한다. 주일이면 교통·주차 봉사와 더불어 거동이 어려운 교우를 직접 차로 성당에 모시고 오고, 다시 모셔다 드린다.

월곡동본당 주임 이준한(토마스) 신부는 “박 씨는 성당에서 겨울엔 제설작업, 계절이 바뀌면 화단 정리처럼 남들이 꺼리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며 “본인의 장애와 배우자의 병환, 그리고 아들의 재활 치료를 해야 하는 그의 가정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 성금계좌 -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 우리은행 1005-302-975334|
  - 국민은행 612901-04-233394
  - 농협 301-0192-4295-51

◇ 모금기간 : 2025년 4월 30일(수)~2025년 5월 20일(화)
◇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변경미 기자 bgm@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