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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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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천왕봉 올라 ‘WYD 성공’ 염원하다” 전주교구 남원 운봉본당

10월 11일 정오 지리산 천왕봉 정상. 6시간의 산행 끝에 해발 1915m 정상에 오른 신자들이 바위 위에 흰 천을 깔아 마련한 임시 제대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등산복 차림에 앉은 자세도 제각각이었지만,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은 진지했다. 이들이 천왕봉까지 오른 이유는 하나.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의 성공과 청년들을 위해 기도하기 위해서였다. 전주교구 남원 운봉본당(주임 정천봉 베네딕토 신부)과 관할 인월공소 신자 24명이 천왕봉 정상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정천봉 신부는 강론에서 “오늘 우리는 하늘이 가장 가까운 이곳에서 간절한 소망을 담아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며 “교회의 미래인 청년들이 분주한 세상 속에서도 하느님을 삶의 우선순위에 두고 신앙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지리산 바래봉 입구 인근에 자리한 본당은 신자 대부분이 70대 이상인 작은 공동체다. 현재 청년 신자는 한 명도 없다. 서울 WYD를 앞두고 전국 각지의 본당들이 홈스테이와 청년 프로그램 등을 준비하고 있지만, 본당은 고령화와 청년 신자 부재로 이 같은 방식의 참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세계 청년들의 신앙 축제를 무관한 일로 여길 수는 없었다. 본당 여건에서 WYD 준비에 힘을 보탤 방법을 고민하던 정 신부와 신자들이 떠올린 곳은 바로 천왕봉이었다.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에 올라 청년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자는 것이었다. 신자들은 이날 새벽 산행을 시작했다. 고령 신자들이 정상에 오르는 길은 만만치 않았다. 미끄러져 넘어지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고, 무릎 통증과 체력적인 부담으로 힘겨워하는 신자들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걸음을 늦추고 뒤처진 신자들을 기다렸다. 밀어주고 끌어주며 한 걸음씩 오른 끝에 마침내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렇게 오른 천왕봉에서 신자들은 자신들의 어려움보다 서울 WYD에 참가할 청년들을 먼저 떠올리며 기도했다. 청년 신자가 없는 본당이지만, 청년들이 신앙의 기쁨을 발견하고 하느님께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를 바라는 마음만큼은 여느 본당과 다르지 않았다. 본당 애령분과장 이자화(플로라) 씨는 “평소 무릎이 좋지 않아 고민했지만 그래도 서울 WYD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정상에서 미사를 봉헌한다는 의미가 커 동참했다”며 “천왕봉에서의 미사 그 자체가 정말 감동이었다”고 밝혔다. 신자들은 미사 후 장터목대피소에서 하룻밤을 묵고 12일 오후 하산했다. 이틀에 걸친 산행과 미사는 청년 신자 한 명 없는 작은 본당 공동체가 자신들의 방식으로 서울 WYD에 힘을 보탠 특별한 여정이었다.

발행일 2026-10-18 제3511호 5면

공동의 집인 지구를 위해 정말 바뀔 준비가 되어 있는가?

대대로 시추 사업을 이어온 석유 재벌 디거 록웰은 부와 권력만 쫓다 결국 자신이 불러온 재앙을 마주한다. 반복된 자연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린란드 빙하에 설치한 시추 시설에서는 균열이 발생하고 대재앙으로 번진다. 사람들은 갑자기 들이닥친 쓰나미와 지진으로 물과 토사에 뒤덮여 한순간 사라진다. 최근 개봉한 영화 <디거> 속 한 장면이다. 영화 속 모습은 최근 네팔에서 발생한 홍수를 떠오르게 한다. 영화를 보면서도 현실의 지구를 보는 듯했다. 블랙코미디를 보면서 마음 한편이 불편했던 이유도 이야기가 낯설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후위기가 심각하다는 사실과 무엇이 문제인지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영화 속 디거가 “나를 환경을 파괴하는 자라고 하지만 정작 당신들도 석유를 원하지 않는가”라고 했던 질문은 우리에게도 향한다. 10월 1일 국제 다종교 기후운동 단체 그린페이스는 ‘화석연료 없는 미래를 향한 정의로운 전환’을 주제로 기후정의 포럼을 열었다. 여러 종교인이 기후위기 앞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기업과 반환경적인 정부에 어떻게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나눈 자리였다. 이들은 생명이라는 공통의 가치 아래 불편하고 오래 걸리더라도 각자의 자리에서 나무를 심고, 친환경 농사를 지으며 윤리적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공동의 집인 지구를 걱정하면서도 편안한 삶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우리 역시 또 다른 디거인지 모른다. 정의로운 전환은 기후위기에 대한 공감을 넘어 우리의 삶과 행동을 바꾸는 데서 시작돼야 한다. 종교인인 우리는 공동의 집인 지구를 위해 정말 바뀔 준비가 되어 있는가?

발행일 2026-10-18 제3511호 23면

“에너지 전환에 어떤 희생양도 없어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수요로 국내에서도 원전 확대와 LNG 의존, 재생에너지 전환 지체 등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에너지 전환은 단순히 어떤 에너지원을 선택할 것인가의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생산과 소비 방식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전환의 비용과 이익을 누가 부담하고 누릴 것인지 묻는 사회적·윤리적 문제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제 다종교 기후운동 단체 그린페이스(GreenFaith)가 주최하고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주관한 국제 기후정의 포럼이 ‘화석연료 없는 미래를 향한 정의로운 전환’을 주제로 10월 1일 이화여자대학교 대학교회에서 열렸다. 포럼에서는 ‘화석연료 종식’을 지향해야 할 방향으로 제시하고, 그 과정에서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이 핵심 원칙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위기에 대응한다는 이유로 특정 지역이나 사람들에게 희생을 전가하거나 새로운 불평등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탄소 배출 감축과 함께 노동자와 기후 취약계층, 미래 세대는 물론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화석연료 이후의 정의로운 전환과 신앙의 상상력’을 주제로 열린 첫 번째 패널 토의에서는 종교계가 기후정의 실현에 왜 참여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의가 이어졌다. 플레처 하퍼 그린페이스 상임대표는 “화석연료 사업에 투자하는 기업들을 향해 ‘지구를 파괴하는 산업이 이익을 얻어 가는 게 도덕적으로 받아들여지는가’ 하는 질문을 지역사회에서 오랫동안 던져왔다”며 “그 어떤 종교도 이웃을 해치라고 하지 않기에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이러한 윤리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틀담생태영성의집 책임자로 17년간 농사를 지어온 조경자(마리 가르멜) 수녀는 “농부로서, 수도자로서 에너지 전환을 위해 기도만 하기에는 양심적으로 부끄러웠다”며 “전환의 길에서 종교인들이 영적·문화적 전환에 앞장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언자적 사명을 지닌 교회는 지금 내 삶 안에서 벌어지는 세상의 위기에 침묵하거나 세상을 아름답다고만 표현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화여대 신학대학원장 장윤재 교수는 ‘생명의 경제’를 강조하며 “재생에너지를 소수가 독점하고, 가난한 공동체에서만 전환한다고 해서 정의로운 것은 아니다”며 “진정한 에너지 민주주의는 누가 자원을 통제하고 혜택을 누리는지, 비용은 누가 내고 있는지를 계속 질문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천주교와 개신교, 불교 등 5대 종단 종교인들은 이날 ‘화석연료 종식과 기후정의를 위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정부와 사회에 6대 요구를 제시하고, 종교계도 깊은 성찰과 회개를 바탕으로 모든 생명이 존중받고 누구도 전환의 희생양이 되지 않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함께할 것을 다짐했다.

발행일 2026-10-18 제3511호 4면

“모든 생명 연결돼 있어”… 제2회 하늘땅물벗 전국대회

전국 곳곳에서 ‘녹색 순교’를 실천하며 생태적 회개에 앞장서 온 하늘땅물벗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참가자들은 서로의 활동을 나누고 하느님과 이웃, 모든 피조물이 서로 연결돼 있음을 되새기며 생태적 삶을 향한 연대를 다졌다. 하늘땅물벗 전국협의회는 10월 9일 인천교구청 보니파시오 대강당에서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찬미받으소서」 91항)를 주제로 제2회 하늘땅물벗 전국대회를 개최했다. 성직자와 수도자, 신자 500여 명이 참가한 이날 대회에서는 각 교구와 본당의 하늘땅물벗이 그동안 펼쳐 온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며 서로의 경험을 공유했다. 환경한마당에는 30개 단위벗이 참여해 일상에서 실천해 온 생태 활동을 선보였다. 참가자들은 모든 피조물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의미를 담아 실로 팔찌를 만들어 손목에 묶으며 대회의 의미를 되새겼다. 인천교구 영종본당 연합벗은 손수건과 채소로 만든 꽃다발을 전시하고, 사용이 끝난 「매일미사」를 재활용한 장식품을 선보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직접 필사한 노트와 버려지는 천을 재활용해 만든 성경책 표지도 전시했다. 서울대교구 구파발본당 어린이 하늘땅물벗 ‘탄소포집벗’은 직접 제작한 환경신문을 참가자들에게 나눠주고, 태양광 에너지에 관한 OX 퀴즈를 진행하며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생태적 실천을 소개했다. 인천교구 간석4동본당 하늘땅물벗 ‘돌틈벗’ 김영임(소피아) 씨는 “그동안 사용한 매일미사 책은 버려 왔는데, 그것이 예쁜 장식품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 감명 깊었다”며 “이런 사례를 본당에 돌아가서도 알리고 직접 시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별도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대회에 참가한 30여 명의 어린이는 해양 쓰레기와 기후 변화가 일으키는 문제를 알아보고, 자신들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놀이를 통해 배우고 체험했다. 서울대교구 명일동본당 하늘땅물벗 ‘푸른길벗’ 도움벗(협력회원) 최하늘(클라우디아)·배서윤(미카엘라) 양은 “평소 회원들과 명일역 근처에서 플로깅을 하면서 거리에 쓰레기가 많이 버려지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며 “특히 오늘은 다른 본당에서 온 친구들과 보드게임을 하면서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는 원인을 쉽게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생태적 삶을 보다 근본적으로 성찰하는 시간도 이어졌다. 노틀담수녀회 조경자 수녀(마리 가르멜·노틀담생태영성의집 원장)는 ‘땅을 벗 삼아 살아가는 이야기’를 주제로 강의하며 미래 세대에게 모든 피조물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이야기했다. 특히 생태적 문제를 개인이나 한 공동체만의 문제로 바라보지 말고 가족과 교회, 지역사회를 넘어 땅을 통해 모든 생명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교구장 정신철(요한 세례자)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소소한 절약, 생태적인 삶의 선택, 피조물을 향한 기도와 연대가 과연 병든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무력해질 때도 있다”며 “하지만 하느님 나라의 의로움을 찾는다는 것은 하느님과 피조물 사이의 아름다운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며, 우리 모두를 생태적 회개로 초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가 커다란 파장을 일으켜 우리 주변에서 한국으로, 나아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대회를 마무리하며 「찬미받으소서」 246항의 내용을 담은 선서를 갱신했다. 하늘땅물벗은 현재 여러 교구와 본당에서 활동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서울대교구에서는 20개 본당에서 23개 하늘땅물벗 모임이 활동하고 있으며, 인천교구에서는 34개 본당에 81개 모임이 있다. 제주교구에서는 17개 본당에서 17개 모임이 활동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의정부교구와 대전교구에서 각각 1개 벗, 수원교구에서 4개 벗이 서울대교구 하늘땅물벗과 함께 교구벗으로 활동하며 생태적 실천과 연대를 이어 가고 있다. 하늘땅물벗 전국협의회 최선호(이보) 회장은 “현재 하늘땅물벗이 평신도 사도직 단체로 인준돼 활동하는 곳은 3개 교구뿐인데, 다음 대회에서는 더 많은 교구로 확산돼 많은 벗이 함께했으면 좋겠다”며 “교구나 본당 차원에서 창조질서 보전과 생태 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늘땅물벗을 통해 다른 지역에서 일어나는 환경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서로 연대하며 함께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3회 하늘땅물벗 전국대회는 2028년 제주교구에서 열린다.

발행일 2026-10-18 제3511호 16면

전주교구, ‘순교자의 땅을 걷다’ 순례운동 본격 시동

전주교구가 교구 곳곳의 성지와 사적지 등을 찾아가는 순례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전주교구는 10월 3일 치명자산성지 평화의 전당에서 ‘순교자현양 장엄미사’를 봉헌하고, 미사 중 교구 순례운동 ‘순교자의 땅을 걷다’ 선포식을 거행했다. 장엄미사와 순례운동 선포식은 “사랑은 죽음처럼 강합니다”(아가 8,6)를 주제로 열린 ‘제26회 요안루갈다제’ 본행사로 마련됐다. ‘순교자의 땅을 걷다’는 교구의 신앙 역사가 깃든 63곳의 성지와 사적지, 교우촌, 공소 등을 직접 찾아 걷고 머물며 순교자와 신앙 선조들의 믿음을 되새기는 순례운동이다. 단순히 모든 순례지를 방문하는 데 의미를 두기보다 선조들이 남긴 신앙 유산을 오늘의 삶에서 새롭게 이어가고, 이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순례 문화를 만들어가자는 취지다. 교구는 순례자들이 각 장소에 담긴 역사와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순례 안내서 「순교자의 땅을 걷다」를 발행했다. 63곳을 모두 순례한 이들에게는 교구장 주교의 축복장이 수여된다. 선포식에서 전주가톨릭순교현양원 원장 김광태(야고보) 신부는 순례 안내서를 교구장 김선태(요한 사도) 주교에게 봉정했다. 김 주교는 교구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며 어린이와 청년, 장년, 노년, 수도자 대표에게 순례 안내서를 전달했다. 김선태 주교는 “전주교구는 순교자들의 피로 복음의 씨앗이 뿌려지고 자란 땅”이라며 “그리스도께서는 일상에 지쳐 있는 우리를 순례의 여정에 초대하시고 그 순례에 동행하시며 당신을 더욱 깊이 만나게 해 주신다”고 말했다.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와 김선태 주교 공동 집전으로 봉헌된 이날 미사에는 50여 명의 교구 사제와 수도자를 비롯해 1000여 명의 신자가 참여했다. 가스파리 대주교는 강론에서 “치명자산성지를 둘러싼 자연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순교자들의 피로 비옥해진 이 땅 위에서 수많은 신자가 함께 기도하는 모습은 순교자들의 희생이 오늘날 신앙을 꽃피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올해 요안루갈다제는 10월 2일부터 4일까지 체험형 신앙 문화 축제인 ‘치명자산 순례 축제’로 펼쳐졌다. 2일 전야제에서는 ‘피어나는 만남’을 주제로 교구 청년들이 함께 찬양하며 축제의 밤을 보냈다. 3일 장엄미사 후에는 ‘유항검 나눔 비빔밥 행사’가 열렸다.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와 조지훈 전주시장 등이 함께한 가운데 순례 참가자들은 음식을 나누며 이웃사랑과 공동체 정신을 되새겼다. 또 치명자산에서 자란 나무로 만든 십자가에 순교 영성과 성가정을 위한 기도 지향을 적어 봉헌하고, 동정부부 복자인 유중철 요한과 이순이 루갈다의 신앙과 사랑을 다룬 순교 성극 <님이시여 사랑이시여>도 관람했다. 4일에는 순교자와 함께하는 성시간과 ‘나만의 성물 만들기’ 체험, 파견미사 등이 이어졌다.

발행일 2026-10-11 제3510호 2면

주교회의 여성소위원회, ‘젊음에 주목하는 교회’ 주제 세미나 개최

주교회의 평신도사도직위원회 여성소위원회는 10월 22일 오후 2시 서울대교구청 본관 5층 501호에서 ‘2026년 정기 세미나’를 연다. 세미나 주제는 “‘젊음’에 주목하는 교회-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향한 사목적 전망: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이다. 여성소위원회는 서울 WYD를 앞두고 청년들이 겪는 성별 갈등과 상대적 박탈감, 탈종교화 현상 등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청년 사목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이번 세미나를 마련했다. 세미나는 기성세대가 청년들의 고민과 갈등을 이해하고, 교회 안에서 ‘젊음’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아울러 청년들이 단순한 행사 참여자를 넘어 능동적인 기획자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젊은이들의 체험을 바탕으로 향후 청년 사목의 방향을 논의한다. 위원장 손삼석(요셉) 주교의 환영 말씀에 이어 정규현(마르티노) 신부가 주제 발표를 한다. 이어 청년공간 ‘바라’를 운영하는 이지현 수녀(로사·성심수녀회), 2023 리스본 세계청년대회(WYD)에 참가했던 박예슬 기자(헬레나·cpbc 가톨릭평화신문), 2027 WYD 인천 교구대회 조직위원회 사무국장 유영욱(프란치스코) 신부가 각각 사례를 발표한다. 발표 후에는 종합 토론이 진행되며, 사회는 성균관대학교 유교문화연구소 김세서리아(세실리아) 교수가 맡는다. ※문의: 02-460-7641 여성소위원회

발행일 2026-10-11 제3510호 2면

[인터뷰] 뇌출혈 극복하고 유럽 무대 선 광주대교구 연산동본당 반주자 이근영 씨

“여러 가지 힘든 일을 겪으면서 오랫동안 무대를 떠나 있었습니다. 15년 만에 다시 유럽에서 독주회를 마치고 나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은 제게 행복이지만, 제 음악을 듣는 사람들도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주합니다.” 광주대교구 목포 연산동본당 반주자 이근영(도미니카) 피아니스트가 긴 공백을 딛고 다시 유럽 무대에 섰다. 이 씨는 지난 9월 독일과 포르투갈에서 독주회를 열고 오랜만에 유럽 관객들과 만났다. 독일에서 오랫동안 공부하고 생활했던 이 씨는 언젠가 그곳에서 다시 연주하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있었다. 그러던 중 독일 라이프치히 지역의 한 문화협회와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독주회 제안을 받으면서 두 공연이 성사됐다.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를 배운 이 씨는 1997년 독일로 유학을 떠나 라이프치히 국립음악대학에서 전문 연주자 과정을 마친 뒤 독일과 체코 등에서 독주와 실내악 연주, 오케스트라 협연 등을 이어갔다. 연주자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중 삶에 큰 시련이 찾아왔다. 임신 당시 이 씨의 건강이 악화됐고, 일찍 태어난 아이도 큰 수술을 받아야 했다. “아이를 가졌을 당시 건강이 많이 안 좋았습니다. 7개월 만에 태어난 아기는 몸무게가 560g밖에 되지 않았고, 태어난 지 3일 만에 장기를 몸 밖으로 꺼내야 하는 큰 수술을 받았습니다. 제 생명도 위태로웠습니다. 아이는 기적처럼 회복했지만 오랜 치료와 돌봄이 필요했습니다. 저 역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돌보다 보니 음악 활동을 계속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아이를 돌보는 동안에도 이 씨는 음악을 완전히 놓지는 않았다. 국내에서 작은 연주회를 열었고, 본당에서는 반주 봉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2021년 또 한 번 큰 고비가 찾아왔다. “본당에서 미사 전 반주 연습을 하다가 오르간 앞에서 쓰러졌습니다. 뇌출혈이었어요. 큰 수술을 받고 3일 만에 의식을 되찾았습니다. 감사하게도 피아니스트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손과 발에는 후유증이 남지 않았습니다. 치료를 이어가면서도 본당에서 연주하며 음악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이 씨의 삶에는 늘 교회와 음악이 함께했다. 독일에서 생활할 때도 한 수도원 성가대에서 반주 봉사를 했다. 귀국한 뒤에는 광주대교구 농성동본당과 목포 대성동본당, 연산동본당 등에서 반주자로 봉사했다. 누군가의 부탁으로 시작한 봉사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 씨는 그 만남과 부르심 안에서 하느님의 이끄심을 느끼게 됐다. “저를 본당 반주 봉사로 불러주실 때마다, 기꺼이 함께 해왔습니다. 교회가 저를 불러준 것이 하느님께서 신앙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이끌어 주신 부르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젊고 행복했을 때는 몰랐지만, 삶에 큰 고통이 찾아오고 그 시간을 견디고 나니 제가 평생 해온 음악으로 미사 안에서 함께하고 봉사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감사한 일임을 느낍니다”

발행일 2026-10-11 제3510호 21면

WYD 앞둔 교회, 담장 안 소년들에게 희망 건네다

한국가톨릭교정사목전국협의회(이하 한교협)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앞두고 담장 안 소년수형자들의 배움과 새출발을 지원한다. 한교협과 수원교구 교정사목위원회는 서울 WYD 기념사업의 하나로 소년수형자의 교육과 교화를 위해 2026년부터 3년간 총 6000만 원을 법무부 교정본부에 후원한다. 후원금은 소년수형자 교육 환경 조성과 학습 자료 지원, 경제적으로 어려운 소년수형자의 학업과 자립 지원 등에 사용된다. 이번 후원은 교정시설의 과밀 수용과 소년수형자 교육 예산 부족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마련됐다. 한교협과 수원 교정사목위는 소년수형자들이 수용 기간에도 배움을 이어가고 출소 후 사회에 안정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교육과 재사회화를 지원한다는 취지다. 법무부가 발간한 「2026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2025년 전국 교정기관의 평균 수용률은 125.8%로, 수용 정원을 1만3000명 이상 초과했다. 이 같은 과밀수용은 교정·교화 기능을 약화시키는 구조적 문제로 지적됐다. 소년수형자 대상 교육도 검정고시 전원 합격 등의 성과를 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교육 여건과 학습 지원을 보다 충실히 뒷받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교협 회장 유정수(루카) 신부는 “소년수형자들에게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사회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과정”이라며 “잘못을 책임지면서도 그 잘못이 자신의 인생 전체가 되지 않도록 다시 살아갈 힘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힘을 길러주는 것이 서울 WYD를 준비하는 교회가 소년수형자들에게 건넬 수 있는 가장 필요한 초대”라고 전했다. 한편 후원과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법무부는 9월 29일 서울남부교도소 만델라 소년학교에서 소년수형자와 가족이 함께하는 ‘부모-자녀 관계 회복 캠프’를 열었다. 경청과 격려를 중심에 둔 이번 캠프는 ‘다시 만나는 우리 가족’을 주제로 열렸다. 참가자들은 가족의 모습을 영화 포스터 형식으로 표현하고, 비난의 말을 요청의 말로 바꾸는 대화 연습을 했다. 이어 일상에서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우리 가족의 작은 약속’도 정했다. 캠프에 참가한 한 소년수형자는 “엄마가 나에게 바라는 게 잔소리가 아니라 걱정이었다는 걸 처음 알게 됐고, 검정고시에 꼭 합격해서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 등 소년범죄 대응이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법무부는 처벌에 그치지 않고 소년수형자의 연령과 성별, 발달 단계에 맞춘 교육과 교정 기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진수 법무부장관 직무대행은 “소년을 바꾸는 힘은 담장 안의 교육과 담장 밖의 가족, 이들을 포기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관심에서 나온다”며 “소년수형자가 성인 범죄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다시 공부하고 책임 있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교화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발행일 2026-10-11 제3510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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