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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射鏡(반사경)]

입력일 2023-10-10 16:53:57 수정일 2023-10-18 11:16:14 발행일 1968-12-01 제 646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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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도행전을 보면 성신의 은해를 충만히 받은 사도들의 변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잡힐까봐 문을 닫아걸고 벌벌 떨던 사도들이 힘차게 뛰쳐나와 여러 나라 말로 설교하며, 병을 고치고, 당장에 3천명을 영세시킨다. 사람들은 병자를 길에다 내놓고, 베드로가 지나갈 때 그림자라도 스치도록 할 지경이 됐다. 성신의 힘은 겁쟁이 베드로를 「그리스도의 그림자」를 던지는 사도 베드로로 만들었던 것이다. ▲오늘은 구세주의 내림을 기다리는 대림절에다 교회사상 처음으로 설정된 「평신 사도직의 날」이다. 이날을 맞이하여 전국 모든 신자는 「평신자로서의 고유한 사도직」을 묵상하며, 구세주의 내림을 기다릴 줄 믿는다. 우리의 행동이 성신을 받기전의 베드로의 행동과 같지 않는가? 우리의 그림자는 어떤 류의 것일가? 우리가 던지는 그림자는 과연 베드로의 그림자와 같은 그리스도의 그림자일까?… 우리의 그림자가 자기기만과 반(反) 성직자적 오만의 그림자라면 「하느님의 햇빛」 「사랑의 햇빛」 속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하느님의 햇빛이 우리에게 비칠 때 우리는 하느님의 그림자를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신 사도직이 성직자 사도직의 대용품이 아니고, 평신자가 성직자에 예속돼있는 것도 아니라면 평신자는 평신자의 고유한 사도직을 찾아야하고 연구해야 할 것이다. 좋은 시계를 갖고 있으면서도 「코리언·타임」을 만들어 내는 추태가 없도록 「하느님의 햇빛」속으로 어서 나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