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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알로그] 用語委(용어위)의 發足(발족)을 보고

金永喬(서울 중로구 혜화동)
입력일 2023-01-16 11:47:27 수정일 2023-01-31 09:04:35 발행일 1965-06-06 제 473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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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란 사상을 표현하기 위한 기호이다. 아무리 좋은 사상이라도 그것이 표현되지 않으면 무가치하고 또 그것이 잘못 표현되면 생기지 아니한 손해를 가져오기 일쑤다.

반대로 자기의 사상을 충실히 표현했을 때 그 사상전달의에 사용언어의 기틀을 잡아놓는 결과도 없지 아니하다.

『독일어의 경우에 있어서 말틴·루터가 성경번역으로 그 일을 했고 괴테가 문학으로, 니체가 「짜라투스트라」 한권으로 독일어의 제3단계를 개최했다』고 장담한 것이 그 예이겠다.

물론 그들이 언어학자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들에겐 자기의 사상 전달을 위하여 빈틈없는 언어를 사용할 것이 요구되었다. 그리스도는 온 인류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셨다. 따라서 그의 계시를 보존하고 있는 교회는 온 인류에게 그를 설명해 주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은 「생명의 말씀」이므로 누구에게도 빠져서는 안되는 절대적 요구이다.

그러나 그 계시의 전달방법은 다만 언어라는 기호뿐이다. 이 기호를 잘못 쓸 때 그 본래의 게시가 제대로 전해질리 없음은 물론이다.

지금까지 우리교회는 이점에 있어서 소홀하였다. 시대에 뒤떨어진 옛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물론 옛날에는 그 어법(語法)이 맞았고 또 지금까지도 노인층은 그런 표현에 어색함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현대인은, 적어도 현대의 지성인은 그런 것에서 머리를 들리게 마련이다.

진리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언어는 자꾸 변천해가고 있다. 변천하는 세계 속에 진리가 변하지 않는 본질로 전해지기 위해서 그것은 현대어라는 새로운 표현 안에 담겨져야 한다. 그래야 진리가 올바로 전해지는 것이 된다.

「전국 가톨릭 용어 위원회」가 발족되었다한다. 늦은감이 없지 않지만 정말 기쁜일이다. 우리들은 젊은이에게 있어서 기대되는 바가 크다. 올바르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골라내어 그것이 진리의 전달자 역임(役任)을 할뿐 아니라 나아가서 우리말의 정화에 커다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싶다.

金永喬(서울 중로구 혜화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