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8일 정의구현사제단의 「박종철군 고문 치사사건 범인조작」성명발표와 관련, 해당 경관 3명이 구속되고 내각이 대폭 개편되는 등 전국이 일대 혼미를 거듭하고있다.
이와함께 정의구현사제단대표 김승훈 신부(서울 홍제동본당 주임)는 검찰의 현장검증에 대해 『아직도 범인은 조작되고 있다』며 『재판과정을 지켜보면서 보다 명확한 증거를 밝힐 수도 있다』고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범인조작」성명발표 이후 숨 가쁘게 흘러온 1주일을 정리해보고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추이해 본다.
성명발표
정의구현사제단은 5월 18일 오후 7시 명동성당에서 봉헌된 「광주사태 7주기 추모미사 」후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의 진상이 조작됐다』는 성명을 발표, 범인은 이미 수감된 조한경 경위와 강진규 경사가아니라 경위 황정웅, 경장 반금곤 이정호라고 밝혔다.
이 발표가 나가자 검찰은『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으며 각 언론기관도 단신기사로만 보도, 세인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사제단과 대한변협 등은 이사건의 진상에 대해 믿을 만한 증거를 갖고있다며 자신있는 태도를 보여왔다.
검찰 사실 시인
사제단의 발표가 있은 3일후 21일, 검찰은 3명의 경관이 고문에 가담했다고 밝히면서 이들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혐의로 구속수감했다고 발표했다.
이때부터 각 언론기관은 「범인조작」사실을 대서특필했으며 사제단 성명을 소상히 싣기 시작했다.
성명발표자 김승훈 신부는 5월 18일부터 안양 성라자로마을 아론의집에서 서울대교구 사제연례 피정에 참석하고 있었는데 21일 검찰발표 이후 매스컴의 집중질문 세례를 받았으며 아론의집은 보도진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사제단 2차 성명
검찰발표가 있자 사제단은 즉각 22일 「범행은폐 기도의 전모를 밝히라」는 성명을 발표『우리는 경찰 뿐 아니라 검찰도 범행은폐 기도에 조직적으로 개입됐음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관련자들의 엄중문책을 촉구했다.
김승훈 신부는 이날 『재판과정에서 진상이 밝혀질 것으로 믿지만 만일 이번 같은 은폐와 조작이 또다시 있을 경우 새로운 확증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장 검증과 반박
검찰은 24일 박군 고문치사 사건 현장검증을 실시, 경관 5명 모두가 고문에 직접 가담한 것을 입증했다고 밝혔으나 사제단을 대표한 김승훈 신부는『또다시 은폐ㆍ조작하고 있으며 전혀 믿을 바못된다』고 일축했다. 이와 아울러 검찰은 박처원 치안감을 비롯 사제단이 「범인조작」의 당사자로 발표한 대공 수사간부 5명을 소환, 조사를 벌였으며 5월 27일 현재 이중 유정방 경정 등 2명을 구속했다.
내각 개편
범인조작의 여파가 급격히 커지자 정부는 26일 개각을 단행 국무총리 등 6명의 각료를 경질했다.
이에 앞서 김승훈 신부는 검찰의 출두 요구방침에 대해 『절대 응하지 않을 생각』이라면서 『조작사건에 연류돼있는 검찰이 이번 사건을 수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새로운 특별조사단 구성을 제안했다.
전망
사제단 성명발표 3일 만에 전국민에게 충격을 안겨준 이번 사건에 대해 관련자 구속, 내각 개편 등 일련의 조치가 뒤따랐지만 처음 진상을 밝힌 사제단은 검찰의 수사결과에 큰 불만을 표시, 앞으로 진행되는 과정에 따라 또 다른 활화산이 터질 전망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