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희 수녀(한국순교복자수녀회)가 우리말로 번역한 「성경광익」(聖經廣益)(455쪽/1만5000원/순교의맥)을 펴냈다. 한국교회사연구소 월간지 「교회와 역사」에 2007년 11월~2011년 6월 연재한 것을 보완해 최근 단행본으로 내놨다.
「성경광익」은 프랑스 출신 예수회 선교사 마이야(Mailla, 1669~1748)가 쓴 연중 주일과 축일 복음 해설서로 초판은 1740년 중국 베이징에서 나왔다. 복음 묵상서와 피정 기도서 역할을 한 「성경광익」은 한국 천주교회 초창기에 전래돼 교우들에게 널리 읽히며 신앙생활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전체 내용이 온전히 번역되지 않아 신자들이 완전히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김진소 신부(전주교구 호남교회사연구소 명예소장)는 한글 번역본 「성경광익」 추천사에서 “오늘의 교회에 가장 시급한 덕목은 하느님 말씀을 따라 살고자 하는 수행의 자세”라며 “한글판 「성경광익」 출간으로 고통과 죽음을 극복하고 스스로 말씀살이를 했던 신앙선조들을 기억하면서 복음 말씀에 젖어 살고자 하는 신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문판 「성경광익」 번역을 위해서는 한글과 한문, 신학을 모두 알아야 할 뿐 아니라 교회가 전통적으로 사용해 왔던 용어들도 잘 알아야 하는데 유은희 수녀는 수덕하는 마음으로 어려운 번역을 해냈다”고 평가했다.
유 수녀는 한글판 「성경광익」 출간 동기에 대해 “30여 년 동안 순교자들을 주보로 모시고 수도자로 살면서 신앙 선조들이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혹독한 고난의 삶 속에서도 어떻게 그토록 신실하게 신앙생활을 일굴 수 있었는지 궁금증을 풀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탄할 만한 사실은 선조들의 믿음의 뿌리가 신앙의 핵심인 성경에 닿아 있었고 그분들 골수까지 흐르고 있는 것은 바로 육화된 말씀이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