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데스크칼럼] 죽기전에 해야 할 일/마승열 편집팀장

마승열 편집팀장
입력일 2010-06-30 10:48:00 수정일 2010-06-30 10:48:00 발행일 2010-07-04 제 2704호 26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죽음을 앞두고 무언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인지상정일 듯하다.

영화 ‘버킷 리스트(Bucket List)’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두 주인공이 의기투합해 죽기 전에 해야 할 계획을 세우고, 이를 하나씩 완수해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보여준다.

애플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는 매일 “오늘이 내 생애 마지막 날이라면 내가 오늘 하려는 일을 할 것인가”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고 한다. 멀게는 아리스토텔레스에서 가깝게는 ‘긍정 심리학’의 대표학자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까지 모두 죽음을 인생의 상담자로 삼으라고 충고한다. 나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자각을 의식적으로 일상에 끌어들일 때, 내게 절실한 게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는 의미다.

댄 펜웰의 저서 ‘죽기전에 꼭 해야 할 88가지’에는 ▲그대가 받은 온갖 축복들의 목록 적기 ▲고마운 분들에게 감사의 카드 보내기 ▲헌혈 ▲악기 하나 배우기 ▲자신의 장단점을 나열해보기 ▲날마다 하나씩 진심어린 칭찬하기 ▲촛불 밝힌 저녁식사로 배우자 놀라게 하기 ▲사랑하는 이와 바닷가 모래사장을 맨발로 걷기 ▲삶의 질을 높여줄 새로운 취미 만들기 ▲스포츠 경기 관람 ▲꿈같은 휴가계획 세우기 ▲화내지 않고 온전히 하루 보내기 ▲해묵은 원한 풀기 등을 제시하고 있다.

필자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댄 펜웰이 지적한 꼭 해야 할 일들 중엔 평소 생각만 있지 여러 가지 핑계로 실천하지 못한 사례들도 있다. 한편으로 궁금해졌다. 신앙인으로서 죽기전에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은 어떤 게 있을까?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보면 ▲말씀을 생활 속에서 지키도록 노력하기 ▲가족이 함께 기도하기 ▲내 몫을 어려운 이웃과 나누기 ▲가족이나 이웃의 아픔을 함께 나누기 ▲성경 필사 ▲본당 봉사활동 ▲이웃의 비신자들을 하느님 품으로 데려오기 ▲장기기증 서약 ▲하루에 한번 반성하는 시간 갖기 ▲가족과 복지시설 봉사활동에 참여하기 ▲일년에 한번은 성지순례 다녀오기 ▲한달에 한번 평일미사 참례하기 ▲신심고양을 위해 신자 재교육에 참여하기 등이 떠오른다.

신앙의 종류에 따른 몇 가지 비유를 소개한다. 첫째, ‘리어카 신앙’은 앞에서 끌면 오고 가만두면 정지 상태에 있는 경우다. 둘째, ‘맷돌 신앙’은 제자리만 돌고 발전이 없는 신앙이다. 셋째, ‘미꾸라지 신앙’은 교회 내 어려운 일이 있으면 몰래 빠져나가는 신앙을 일컫는다. 넷째, ‘박쥐 신앙’은 교회 안에서 신자이지만 밖에서는 신자 아닌 체하는 경우다. 다섯째, ‘앉은뱅이 신앙’은 말뿐이고 행동이 따르지 않는 신앙을 말한다. 여섯째, ‘오토바이 신앙’은 떠들기만 하고 실속이 없는 경우다. 일곱 째, ‘산타클로스 신앙’은 특별한 날에만 성당에 나오는 신앙이다.

여러분은 혹시 이 경우에 해당되진 않는지. 필자의 경우 우스갯소리로 받아들이기엔 찔리는 게 많다. 죽음은 유한한 인간의 삶에서 자연스런 과정으로 필연적이다. 결국 죽음은 삶의 한 부분이며 삶을 완성한다.

따라서 우리의 삶을 진정으로 뉘우치고 하느님을 향해 나아갈 때 누구든지 영원한 생명을 선물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인생에서 하느님께 받은 모든 것에 감사하며 함께 지낸 이들과 사랑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부터 하느님께서 부르실 그 날을 준비하며 차근차근 각자가 해야 할 일들을 목록으로 작성해 실천하면 어떨까.

마승열 편집팀장

기자사진

마승열 편집팀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