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영화 ‘탄생’ 제작 보고회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2-11-16 수정일 2022-11-16 발행일 2022-11-20 제 3319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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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앞서 박애주의 실천한 ‘청년 김대건’의 서사”
성인 일대기 다룬 첫 극영화
근대 개척한 선구자 면모 조명
가톨릭문화원 ALMA ART
민영화사와 공동 제작 참여
문화 통한 복음화 사례 ‘눈길’

영화 ‘탄생’ 주요 출연진과 박흥식 감독(가운데)이 11월 11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작 보고회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시대를 앞서 박애주의를 실천한 성 김대건 신부(안드레아, 1821-1846) 일대기를 다룬 영화가 탄생했다. 영화 ‘탄생’(민영화사·가톨릭문화원 ALMA ART 공동 제작)은 김 신부 삶과 죽음을 조명한 최초의 극영화로, 11월 30일 개봉한다. 제작 보고회는 11월 11일 주요 출연진과 박흥식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영화 ‘탄생’은 희망조차 보이지 않아 스스로 희망을 찾아내야 했던 청년 김대건이 사제가 되어 하느님과 인간을 향한 사랑으로 목숨까지 내놓는 여정을 따라간다. 모두를 위한 새 세상을 꿈꿨던 청년 김대건은 그 세상을 이루기 위해 서양 말과 학문을 배웠고 상하이에서 조선 최초 사제로 수품, 파도와 눈밭을 헤치는 험난한 과정 등을 거치며 사목을 펼쳤다. 1846년 6월 5일 체포된 그는 나라 일꾼으로 쓰기 위한 배교 강요에도 오히려 복음을 전하며 두려움에 맞섰고, 그해 9월 16일 새남터에서 순교했다.

하느님과 인간 사랑을 강하게 증거한 김 신부는 오늘날 답답하고 어려운 삶을 사는 이들에게 더 큰 위로와 용기를 전한다. 김대건 역의 윤시윤씨는 “영화에는 서사도 있지만, 마음속 신앙이 순교로 표현되고 그렇기에 배우들도 다 사명감을 갖고 임했다”며 “구시대 것을 타파하고 새로운 문화를 연 인물들이 영웅으로 추앙을 받더라”고 전했다. 영화는 그 역할을 종교인들이 조선 역사에서 시작한 이야기라고 소개한 윤씨는 “그들은 새로운 세상에서의 평등·진리를 꿈꾸고 바꾸어 나가려 했고, 그게 씨앗이 돼 현재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 감독 역시 “김 신부님은 근대를 알고 여신 게 아니고, 조선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입국로를 뚫다 보니 근대를 여는 데에 엄청난 공을 세웠다”며 김 신부의 사랑을 역설했다.

시대를 앞서 박애주의를 실천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일대기 다룬 영화 ‘탄생’ 스틸컷. 민영화사 제공

특히 영화 ‘탄생’은 가톨릭문화원 ALMA ART(원장 박유진 바오로 신부)가 공동 제작했다. 지난해 김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아 관련 영화 제작을 소망하던 당시 대전교구장 유흥식(라자로) 추기경은 고향 후배 남상원(스테파노) 아이디앤플래닝그룹(주) 회장에게 이를 제안했고, 남 회장은 더욱 기념비적인 영화 탄생을 희망하며 150억 원을 투자했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 영화 ‘저 산 너머’에도 투자한 남 회장은 근대 인물 연구에 몰두하며 제작을 구상하던 박 감독과 의기투합해 가톨릭문화원 ALMA ART를 찾았고, 김 신부 인생과 숨겨진 진면모들까지 철저한 고증을 거쳐 영화 ‘탄생’을 탄생시켰다.

영화는 김 신부가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에 선정된 시기에 맞춰 제작이 확정됐다. 세계적 관심과 함께 교황청에서도 11월 16일 시사회가 열렸다. 국내에서도 24일부터 28일 전국 교구에서 시사회가 진행된다. 영화를 더 많은 청년·청소년이 감상할 수 있도록 가톨릭문화원 ALMA ART는 후원을 진행, 전액 어려운 청년·청소년 등에게 예매권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박유진 신부는 “김 신부님은 청년이었고 닫히고 혼란한 시기에 열정과 모험으로 근대의 문을 연 개척자였다”며 “영화가 특히 젊은이들 희망과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가톨릭영화인협회 이경숙(비비안나) 회장은 “한 인물을 조명한 영화가 대중성이 중요한 상업 영화로 나오기 쉽지 않은 현실에 이 영화는 큰 의미가 있다”며 “하느님과 인간을 향한 보편적 사랑을 실천한 김 신부님을 보면서 바쁜 삶 속에서 과연 우리는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생각하고 영화를 통해 우리도 다시 탄생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시대를 앞서 박애주의를 실천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일대기 다룬 영화 ‘탄생’ 스틸컷. 민영화사 제공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