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제55차 정기총회

염지유 기자
입력일 2022-10-25 수정일 2022-10-25 발행일 2022-10-30 제 3316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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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취약함 감싸 안으며 시노드 여정 걷자”
3년간 실천할 결의문 발표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가 10월 18~20일 수원교구 영성교육원에서 진행한 제55차 정기총회 중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제공

한국교회 여성 수도자들이 향후 3년간 실천하기로 한 결의문이 나왔다.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회장 나현오 현오레지나 수녀, 이하 장상연)는 10월 18~20일 경기도 용인 수원교구 영성교육원에서 제55차 정기총회를 열고 ‘내가 새 일을 하려 한다. 너희는 그것을 알지 못하느냐. 정녕 나는 광야에서 길을 내고 사막에 강을 내리라’(이사 43,19)라는 주제 성구로 결의문을 발표했다.

결의문을 선포하고 다짐하는 선서식은 이성효(리노) 주교 주례로 봉헌한 파견미사 중에 이뤄졌다.

장상연의 결의 내용은 크게 ‘은총의 교차로에서 취약함 감싸 안기’, ‘시노달리타스 영성 살아가기’ 두 주제다. 이를 위해 ▲공동체의 변모를 위해 내면 작업을 한다 ▲세상과 공동체 안에서 취약함을 감싸 안는다 ▲생태계의 울부짖음에 응답한다 ▲경청-대화-식별-돌봄-인내의 영성을 실천한다 ▲환대의 삶을 살아간다고 다짐했다.

장상연의 이번 결의는 지난 5월 ‘시노드 여정 안에서 취약함을 감싸 안기’를 주제로 열린 제22차 세계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UISG) 세계총회 내용을 토대로 결정됐다. 장상연은 총회에서 ‘우리의 취약함과 취약함이 지닌 변모를 가져오는 가능성을 감싸 안기’, ‘시노달리타스의 영성’, ‘시노드 여정을 위한 지혜’를 주제로 진행된 강의를 통해 UISG 총회 내용을 전달했다.

UISG에서 주요하게 논의된 ‘취약함’이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의 미약함에서 비롯되는 말이다. 세상의 시선에서 약하고 실패라고 보이는 것이 실제로는 하느님의 지혜와 힘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사실을 토대로 모든 개인과 공동체, 생태계의 취약함을 조명하려는 시도다. 나약함 속에 내재된 존재의 충만함을 감싸 안으며 하느님께 성장을 맡기고, 상대를 감싸 안음으로써 화해하고 변화를 이루려는 것이다.

여성 수도자들은 이러한 UISG 총회 내용을 토대로 혼란스러운 우리 세상과 한국교회 안에서 취약함을 안고 희망으로 나아가는 방안을 숙고했다. 총회에 모인 63명의 여성 수도자들은 그룹별로 결의문 초안을 작업하고, 이번 결의문을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장상연은 결의 내용을 모든 수도회원들이 의식화하고 내면화할 수 있도록 ‘취약함’의 의미를 신학적·성서적으로 조명하는 강의를 진행하고, 각 항에 대한 세부 실천 계획도 단계별로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교회 여성 수도자들은 이번 총회 결의 내용을 2025년 9월까지 3년 동안 함께 실천한다.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가 10월 20일 수원교구 영성교육원에서 열린 제55차 정기총회 파견미사에서 선서식을 하고 있다.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제공

염지유 기자 g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