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이냐시오의 해 폐막 맞아 만난 준비위원회 위원장 김연수 신부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2-07-26 수정일 2022-07-26 발행일 2022-07-31 제 3305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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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시선으로 세상 바라보는 ‘회심’ 여정은 지금부터”
성 이냐시오 회심 500주년 맞아
복음 관상 기도와 의식 성찰 통해
누구나 성인처럼 회심할 수 있어

“‘영신 수련’과 ‘의식 성찰’ 두 가지면 누구나 회심할 수 있습니다.”

성 이냐시오 회심 500주년을 기념하는 ‘이냐시오의 해’(2021년 5월 20일~2022년 7월 31일)가 폐막했다. 예수회 한국관구 ‘이냐시오의 해’ 준비위원회 위원장 김연수(스테파노) 신부는 복음 관상으로 예수님을 깊이 체험하고, 하느님 시선으로 의식 흐름을 보는 것으로 누구나 이냐시오 성인처럼 회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신부는 개막 8개월 전부터 성인 자서전을 다시 읽는 등 이냐시오의 해를 준비했다. 김 신부는 자신도 이 두 가지의 수혜자라며 “하느님 시선은 희망과 사랑, 자비의 시선”이라고 강조했다. 김 신부는 예수회가 이 해를 지낸 의미에 대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회심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신자들이 성인 회심에 주목하고, 그 회심을 개인·공동체·기관 차원에서 본받아 진정으로 변화하길 희망했다는 의미다.

실제 1521년 5월 20일 스페인 팜플로나 전투에서 포탄에 두 다리를 다친 성인은 그전까지 부귀영화와 출세를 위해 세상적인 가치를 추구했다. 하지만 부상으로 좌절을 체험하고 꿈이 산산조각나면서 하느님 이끄심으로 회심했다. 그렇게 성인은 가난한 삶을 택하며 사는 하느님의 기사가 됐다.

성인이 세상의 기사를 꿈꾸다 하느님의 기사로 변화한 사실에 대해 김 신부는 하느님 부르심과 귀 기울인 성인의 회심, 하느님 은총이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꿈을 내려놓고 성인이 하느님 꿈을 살 수 있도록 하느님은 기회를 주셨고, 성인은 이를 받아들여 하느님을 깊이 사랑했다. 이를 통해 500년간 많은 이에게 영향을 미친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보기’가 이뤄질 수 있었다.

특히 김 신부는 단 한 사람이라도 성인처럼 회심할 수 있기를 바라며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월 피정 자료를 만들어 묵상할 수 있도록 공유하고, 성인 회심 여정을 성찰하는 세미나를 마련하는 등 이냐시오의 해를 위한 준비를 하고 그 여정을 보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신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예수회는 회원들의 회심 체험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공개했다.

무엇보다 김 신부는 “이 해는 막을 내리지만, 우리의 회심 여정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세상 가치를 따르고 욕심내던 청년이, 하느님께서 주신 기회로 회심해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산 것처럼, 우리도 회심해 예수님과 성인 발자취를 따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위한 마음가짐과 실천, 하느님 은총의 중요성을 역설한 김 신부는 상처와 실패, 좌절을 경험하고 꿈과 희망을 잃은 이들에게 전했다.

“개인의 꿈이 무너졌다고 해서 하느님의 꿈마저 무너진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한쪽 문이 닫혔을 때 또 다른 문을 열고 기다리십니다. 복음 관상 기도와 묵상, 의식 성찰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시선으로 사랑하고 실천하는 회심을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아닌, 하느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