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가톨릭소년소녀합창단 이정연 단무장

염지유 기자
입력일 2022-07-13 수정일 2022-07-13 발행일 2022-07-17 제 3303호 2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기도와 주님 도우심으로 무대 완성”

‘보이지 않는 단원’인 어머니들
창단 이후 매일 고리기도 바쳐
자녀의 신앙 성장 위해 한마음

“합창단을 통해 모든 것을 마련하고 채워주시는 하느님을 만났습니다. 인간의 노력만으로 이뤄질 수 없는 일들 안에서 그분의 도우심을 느끼죠.”

지난 6월 제3회 정기연주회를 성황리에 마친 수원가톨릭소년소녀합창단(영성지도 이재욱 요한 세례자 신부, 이하 합창단). 합창단의 성공적인 공연 뒤에는 이정연(라파엘라·48·제1대리구 광교1동본당) 단무장의 헌신적인 뒷바라지가 있었다.

합창단에서는 청소년 단장을 대신해 단원들의 어머니 중 한 명이 단무장으로 봉사하며 여러 사무 처리를 도맡고 있다. 지도 신부·지휘자·코칭 스텝 간 소통을 돕고, 공연이 있을 때마다 장소 섭외와 공연 홍보 등 각종 행정 업무를 지원하는 막중한 역할이다.

올해 3월 임기를 시작한 이 단무장은 정기연주회 준비로 지난 두 달을 분주하게 보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연주회를 평상시 규모로 열게 돼 짧은 시간 안에 홀로 큰 행사를 준비하게 된 상황. 그는 “제게 이 몫을 맡기신 하느님을 원망하기도 했었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그러나 원망은 곧 감사로 바뀌었다. “홍보를 위한 행정 절차가 평소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한 일도 순조롭게 해결됐어요. 크고 작은 모든 일에 두 팔 걷어붙이고 도와주시는 분들을 만나 공연을 잘 마칠 수 있었죠. 정말 하느님의 도우심이 있었다는 생각뿐이에요.”

이 단무장은 이전에도 합창단을 향한 하느님의 사랑과 돌봄을 느낀 적이 많았다. “라틴어 가사를 외우느라 울고 힘들어하던 아이들도 실전에서는 실수를 안 해요. 연습 때 조금 부족한 모습을 보여도 공연장에서는 한 명 한 명의 목소리가 모여 천상의 하모니처럼 들리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입니다.” 이 단무장에게 이 모든 것이 하느님의 도움처럼 느껴진다.

그는 ‘합창단을 위한 어머니들의 기도’도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합창단에는 30여 명의 어머니가 ‘보이지 않는 단원’이 되어 기도로 아이들에게 힘을 보탠다. 어머니들은 일주일에 두 번씩 아이들을 연습 장소로 직접 데려다 주고, 연습 전에 꼭 함께 모여 묵주기도를 바친다. 창단한 2016년부터 지금까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매일 고리기도도 이어가고 있다. 자녀들이 성가를 부르며 성숙한 신앙인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그 마음 하나로.

합창단 4기 졸업생과 현재 5학년 단원의 어머니인 이 단무장도 같은 마음이다. “제 자녀뿐 아니라, 모든 단원이 또래 친구들과 성가를 부르며 신앙심을 기르고, 성가를 통한 복음 선포를 기쁘게 여긴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앞으로도 열심히 봉사하겠습니다. 저를 항상 도우시는 하느님과, 기도로 무장한 어머니들과 함께라면 끝까지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어요.”

염지유 기자 g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