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홍보 주일 특집] "나는가톨릭을 홍보합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2-05-25 수정일 2022-05-25 발행일 2022-05-29 제 3296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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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과 함께한 기쁨,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어”
“제 그림으로 성인에 대한 친밀감 줄 수 있었으면”

최은호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마르첼리노의 다락방’ 영상 갈무리.

“가톨릭 신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톨릭 성인은 누가 있을까요?” 등 가톨릭교회에 대한 정보는 온라인에서 검색 하나만으로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유튜브나 SNS 등 온라인 매체를 통한 홍보가 주목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톨릭교회에 접근하는 문턱을 낮추면서도 다양한 사람들이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에는 젊은 신자들을 중심으로 온라인 매체를 통한 가톨릭교회 홍보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홍보 주일을 맞아 온라인상에서 가톨릭교회를 만나고자 하는 이들의 손을 기꺼이 잡고자 노력하고 있는 두 평신도를 만나본다.

유튜브 채널 ‘마르첼리노의 다락방’을 운영하고 있는 최은호씨는 “하느님과 함께했던 즐겁고 행복했던 경험을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어 유튜브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 유튜브 채널 운영하는 최은호씨

“유튜브 채널로 얻은 수익이요? 전혀 없어요. 하하. 제가 유튜브를 하는 이유는 하느님과 함께했던 즐겁고 행복했던 경험을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기 때문입니다.”

2020년 2월, 유튜브 채널 ‘동방학사’로 시작해 현재 ‘마르첼리노의 다락방’을 운영하고 있는 최은호(마르첼리노·37·수유동본당)씨는 “하느님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자신을 유튜버의 길로 이끌었다고 말한다.

30대 중반을 넘은 나이, 본당에서 청년과 중년 어디에도 소속되기 어려웠던 최씨는 신앙생활에 대한 갈망을 풀어낼 창구가 필요했다. 그렇게 문을 두드린 곳이 유튜브였다.

“결혼을 하고는 본당 청년회 소속으로 활동할 수 없게 됐지만, 제가 가진 탈렌트를 신앙 안에서 펼치고 싶은 바람이 컸어요. 그래서 마음이 맞는 분들과 무작정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유튜브를 통해 전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죠.”

직장인이자 생활성가 가수로 활동하는 두 명의 지인과 ‘동방학사’ 채널을 시작한 최씨. 신앙생활의 경험을 풀어낸 단편영화를 비롯해 성당을 다니며 누구나 했을 법한 경험을 담은 영상, 가톨릭교회 소식을 전하는 가톨릭소식통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했다. 그 내용은 사소하지만 공감을 불러온다. 공복재를 모르고 미사 전에 음식을 먹거나, 묵주기도를 하는데 분심이 들었던 일 등 신앙생활을 하며 한 번쯤 했을 법한 경험을 재미있게 풀어냈다.

“신앙생활의 여러 이야기들을 숨김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평신도 콘텐츠의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평신도들이 했을 법한 경험과 고민들을 영상에 담고자 했던 것이죠. ‘나도 성당에서 이런 적이 있었는데’라며 성당 다니던 때를 기억하고 다시 성당에 가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한 분이라도 계시다면 성공한 콘텐츠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

하느님과 함께했던 기쁨을 전하고자 무작정 뛰어들었던 유튜버의 길. 그 과정에서 교리와 신앙에 대해 공부하며 최씨에게 신앙은 더욱 즐겁고 행복을 주는 존재가 됐다. “신앙인이라면 하느님을 믿고 함께하는 기쁨을 알고 계실 거예요. 저는 신앙은 함께할 때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그 행복을 공유하고자 이 일을 하고 있어요. 저 같은 사람도 하는데 가톨릭교회를 사랑하는 신자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용기도 전하고 싶었죠.”

끝으로 최씨는 가톨릭교회를 알리기 위해 온라인상에서 노력하고 있는 분들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콘텐츠로 가톨릭교회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시는 많은 분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좋은 말뿐 아니라 개선해야 할 내용까지도 피드백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저희에게 큰 힘이 된답니다.”

어렸을 때부터 아이를 좋아했다는 일러스트 작가 조아리씨가 5월 19일 자신이 그린 요한 보스코 성인의 그림을 보여 주며 미소 짓고 있다.

조아리 작가의 ‘잔나 베레타 몰라 성녀’. 조 작가는 자신과 같은 네 아이의 엄마인 잔나 베레타 몰라 성녀를 묵상하며 많은 위로와 힘을 얻었다고 말한다.

■ 인스타그램에 성인 일러스트 올리는 조아리씨

‘사람은 누구나 달걀, 저마다 노른자를 갖고 있다. 달걀은 깨지면 모양은 다 다르지만, 소명과 노른자 같은 재능을 안고 살아간다. 매일 바쁘고 힘들지만, 일상 속에서도 소명을 잊지 않는다면, 잠깐이라도 누구인지 돌아볼 수 있다면 지치지 않고 잘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이 지혜는 누구보다 우리와 비슷한 현실에서 고난을 딛고 소명을 산 성인들께 얻을 수 있겠다!’

일러스트 작가 조아리(비아·35·수원교구 화성 기안본당)씨는 이 생각으로 지난해 부활 시기부터 ‘오늘의 성인’ 그림을 그려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다. 그림 전공자도 경력자도 아니지만, 조씨는 굿뉴스에서 ‘오늘의 성인’ 삶을 읽고 묵상하며 매일같이 그림을 그린다.

그가 가톨릭을 알리는 작가로 나선 계기는 삶을 치유하기 위해서다. 결혼 생활 10년, 아이 넷 엄마인 조씨는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신앙생활에 급격한 목마름을 느꼈고, 힘든 상황 속에서 성인들은 어떻게 사셨을지 궁금했다. 그분들 생애를 보면 갈증도 해소하고 삶의 길도 찾을 수 있겠다 싶었다. 그렇게 성인들 삶을 읽고 묵상하던 조씨는 “하루 30분 좋아하는 일을 하면 엄마로서 버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던 한 수녀님 말씀이 떠올랐다. 조씨가 좋아한 활동은 그림 그리기였다.

2020년 말 계정을 만들고 지난해 4월부터 성인 그림을 올린 지 1년여, 조씨 계정에는 벌써 성인 일러스트 등 376개 게시물이 실렸다.

무엇보다 조씨는 이 그림들이 가톨릭과 성인에 대한 친밀감을 주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계정 ‘에그스’(illust.eggss)에는 ‘모두가 달걀들’이라는 그의 뜻이 담겼다. 모두가 소명을 알고 재능을 발휘하며 살 수 있도록 신앙 선조들과 소통해야 하는데, 그 연결고리가 되길 희망한다는 의미다.

특별히 조씨는 “아무나 성인이 될 수 없지만, 누구나 될 수 있다”며 “우리는 성인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신앙의 씨앗”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성인들을 기억하고 알리는 그림을 계속 그릴 예정이라는 조씨는 자신을 비롯한 신자들이 일상에서 더 그리스도인으로 살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씨는 훗날 성인 그림을 다 그리면 이를 모아 ‘성인 사전’을 펴낼 계획이다. 조씨는 세례명을 정할 때 성인들을 한눈에 보고 정할 수 있는 사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도 이 생각으로 생소한 성인들부터, 증명사진 형태로 그리고 있는 조씨는 “매일 바쁘게 살아가는 가운데서도 성인 그림들을 보며 우리가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을 기억할 수 있도록 그림을 선물하고 싶다”고 전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