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부부의 날 기획 / 교회 가르침으로 보는 ‘부부 갈등’ 해소법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2-05-10 수정일 2022-05-11 발행일 2022-05-15 제 3294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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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주님 안에 화합하는 ‘부부의 세계’
혼인 초기·자녀 출산 등 위기
기도와 대화로 풀어갈 수 있어
반성하고 상대방을 용서하며
치유될 수 있는 방법 찾아야

5월 21일은 가정의 달인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부부의 날’이다. 이날은 청소년·고령화 문제 등 사회 문제가 가정에서 대두되고, 그 근본책은 부부에게 있다는 진단에서 부부 관계 소중함을 일깨우고 가정의 화목함을 증진하기 위해 2007년 법정 기념일로 제정됐다. 올해 부부의 날을 맞아 부부 의미와 갈등 해소법을 교회 가르침에 근거해 익히고 실천해 보자.

부부는 하느님 안에서 맺어진 협력 관계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만들어 주겠다”(창세 2,18)고 하시며 남자에게 여자를 창조해 주셨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1605항에서는 성경은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위해 창조됐다고 말한다며 “하느님께서는 사람에게 ‘그의 살에서 나온 살’ 곧 그와 동등하며 아주 가까운 ‘협력자’로 여자를 주셨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렇게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마르 10,9)고 예수님께서는 강조한다.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부부는 서로를 아낌없이 내어 준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가정 교서」 11항에서 “사랑은 인간이 자기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 줌으로써 자기완성을 발견하게” 한다며 “사랑한다는 것은 결코 사고팔 수 없고 오로지 서로 거저 줄 수밖에 없는 것을 주고받는다는 뜻”이라고 밝힌다. 인격의 증여는 그 본질상 취소 불능한 지속적인 것이어야 하고, 혼인의 불가해소성은 그러한 인격의 증여 본질 자체에서 나온다고 전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자기를 아낌없이 내어 주는 논리가 결여된 혼인은 공허할 것이라고 덧붙인다.

그러나 적잖은 부부들은 부부 의미를 인식, 실천하지 못해 많은 문제를 겪는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1606항에서는 누구나 악을 체험하고 이 체험은 남녀 관계에서도 발생하는데, 예로부터 어느 시대에나 부부 일치는 갈등의 위협을 받아 왔다고 지적한다. 특히 이 혼란은 보편적인 것으로 보이는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정의 사랑에 관한 권고 「사랑의 기쁨」 235항에서 부부에게 흔히 발생하는 공통된 위기로 서로 차이를 조절하고 부모에게서 떨어지는 법을 배워야 하는 혼인 초기의 위기, 새로운 정서적 도전을 야기하는 자녀 출산이라는 위기 등을 언급한다.

그렇다면 부부 갈등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교회는 부부가 서로 순종하고,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며, 아내는 남편을 존경해야 한다는 가르침(에페 5,21-33)을 전하며 기도와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교서 「가정, 사랑과 생명의 터전」 27항과 28항에서 가정은 신앙을 전수하고 전달하는 공동체, 대화하는 공동체라며 가족 공동 기도가 사라져 버렸기에 가정에 위기가 온다고 할 수 있고, 가족 간 불일치는 대화 부족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고 역설한다. 그러면서 하루를 반성하며 좋은 것은 하느님께 감사하고, 잘못된 것은 서로 용서하며 거듭하지 않는다는 결심을 하는 것으로도 훌륭한 가정 기도가 이뤄진다고 할 수 있고, 불화로 어려움을 겪는 가정은 대화를 통해 건강한 가정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제언한다.

무엇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랑의 기쁨」 231~240항에서 모든 위기는 부부가 서로 더 가까워지거나 혼인 의미에 대해 더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며 부부는 위기를 함께 마주해야 한다고 말한다. 상대방을 삶의 동반자로 다시 선택하는 데에 필요한 성숙함이 중요하고, 부부는 자신의 사랑 방식에 미성숙한 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일러 준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와 함께 갈등을 극복하려면 스스로 성숙해지거나 치유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보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별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같은 권고 90항에서 참된 사랑의 특성들을 발견할 수 있는 바오로 사도의 사랑에 대한 글을 살펴보는 일은 매우 값지다며 이를 인용한다.

“사랑은 참고 기다립니다. 사랑은 친절합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고 뽐내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무례하지 않고 자기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성을 내지 않고 앙심을 품지 않습니다. 사랑은 불의에 기뻐하지 않고 진실을 두고 함께 기뻐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 냅니다.”(1코린 13,4-7)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