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깊은 곳의 빛-어둠을 넘어서는 희망의 빛」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22-03-23 수정일 2022-03-23 발행일 2022-03-27 제 3287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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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지 마리아 에피코코 신부 지음/김희정 옮김/152쪽/1만4000원/가톨릭출판사


“어둠, 우리 안에 계시는 하느님 만날 수 있는 기회”
신자들과 주고 받은 편지와 함께
삶의 이야기 나누며 묵상 이끌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평범한 일상, 당연하게 주어졌던 일상이 갑자기 사라진 요즘이다. 많은 이들이 꾸준히 외로움과 우울, 상실감, 공포 등을 호소하고 있다. 2014년부터 교황청립 라테라노 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는 루이지 마리아 에피코코 신부는 신자들의 이런 마음에 귀를 기울이며 어둠속 깊은 곳에는 반드시 빛이 있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 어둠은 존재에 대해 고찰할 기회이자, 우리 안에 계시는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한다.

신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온 에피코코 신부는 이 책에서 소중한 사람을 만날 수 없어 그리워할 수 없는 현실(관계)을 비롯 누군가를 잃을까 봐 두려운 마음이 커진 현실(고독), 분주한 삶을 살다가 이번 일을 계기로 고요와 접촉한 사람들의 이야기(침묵), 육체가 있음을 인지하지 못한 채 살아온 이들의 이야기(육체), 본인보다 소중한 이를 잃어 고통스러워하는 이야기(죽음) 등 총 6가지 주제를 다룬다. 각 장은 신자들에게 받은 편지와 나눔 글 일부로 시작, 사람들의 실제 삶의 이야기를 나누며 깊은 묵상으로 이끌어간다.

에피코코 신부는 코로나19로 바뀐 일상을 그저 답답하다거나 어둠에 갇혀 있다고 여기지 말고 긍정적인 면을 바라보자고 당부한다. 군중을 피해 이른 아침이나 밤새 홀로 기도한 예수님의 모습을 보면 우리도 온전한 나를 만나기 위해 가끔은 현실과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 함을 알 수 있는 것처럼 지금 상황에서 희망을 찾아 바라보자는 것이다.

“어려운 시기가 지나면 흔적이 남기 마련이다. 그러나 힘든 시기와 그 흔적은 어둠을 거치면서 끌어낸 축복과 선함의 표식이 된다. 우리 안에는 기르고 드러내고 사용하고 알아야 할 힘이 숨겨져 있다. 그러므로 ‘깊은 곳의 빛’은 더욱 밝게 빛난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