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수원교구 철산본당 ‘나눔우리’ 도시락 배달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22-01-25 수정일 2022-01-25 발행일 2022-01-30 제 3280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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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시일반 사랑 모아… 어르신 댁 문 앞까지 전해드려요

독거 어르신 가정 등에 직접 전달
10개월간 8곳서 26곳으로 늘어
신자 후원금·기부금으로 운영 중

1월 21일 제2대리구 철산본당 무료 도시락 나눔 활동인 ‘나눔우리’ 봉사자들이 철산성당 지하에서 도시락을 포장하고 있다.

제2대리구 철산본당(주임 박정배 베네딕토 신부)이 ‘나눔우리’ 활동으로 광명 지역 내 어려운 이들에게 따뜻한 밥과 함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

‘나눔우리’는 본당이 매주 화·금요일 광명 철산·하안지역 내 독거 어르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26개 가정에 무료로 도시락을 나누는 활동이다. 본당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을 비롯 10명의 본당 신자가 봉사자로 나서 1식 6찬의 도시락을 직접 전달한다. 거동이 가능한 이들은 직접 본당에 들러 도시락을 찾아가기도 한다.

나눔우리 활동은 지난해 3월, 주임 박정배 신부가 본당 5개년 중점 복음화 목표 일환이자 사목 목표인 ‘성찬례로 하나 되는 신앙’을 실천하기 위한 방법으로 무료 급식을 제안하면서 시작했다. 본당 사회복지위원회와 논의 끝에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도시락을 전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본당이 도시락을 전달하고 있는 광명시 철산4동 일대는 고지대로 노후화한 다세대 주택이 많다. 저소득층과 독거 어르신들의 거주 비율도 높아 그만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가구가 많다.

활동 기금 마련에는 본당 신자들이 힘을 보탰다. 신자들은 나눔우리 활동을 위해 성탄과 사순 저금통을 기부하고 이외에도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내고 있다.

박 신부도 자신이 갖고 있던 신앙 서적을 팔아 기금을 모았고 코로나19 재난지원금도 기부했다. 각 구역에서는 코로나19로 사용이 어렵게 된 구역회비를 후원금으로 건넸다. 수백만 원의 금액을 전한 익명의 기부자도 있었다.

현재 나눔우리는 종교를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사목활동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나눔우리 활동에 쓰이는 도시락통은 불교계 사회적 기업 ‘행원사회적협동조합’이 만들고 있다. 나눔우리의 활동에 공감해 지난 1년 동안 물가상승에도 도시락통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다.

철산4동 주민센터는 관내 복지 활동으로 돌볼 수 없는 어려운 이들을 발굴해 본당에 알린다. 이렇게 본당이 돕게 된 이들은 8가정에서 1년여 만에 26가정으로 늘었다.

본당은 나눔우리 활동 범위를 광명지구로 확대해가고 있다. 교회가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려운 이들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주 지원 구역인 철산4동이 올해 말이나 내년 중 재개발에 들어가기에 또 다른 지원 대상을 찾아야 하는 상황도 계기가 됐다.

박 신부는 “광명에 광명(光明) 오게 하는 방법은 교회 공동체가 하나되고, 종교를 넘어 함께 어려운 이들을 찾아가 돕는 것”이라며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에게 당장 한 끼 식사를 제공하는 것은 미룰 수 없기에, 지구 내 본당들과 논의해 나눔우리 활동을 더 확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