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사랑의 선교회, 해외 기부금 차단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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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 2022-01-04 수정일 2022-01-12 발행일 2022-01-09 제 3277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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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힌두 민족주의 정부 박해
활동 기금 대부분 기부금 의존
수많은 사회적 약자 피해 입어

사랑의 선교 수녀회 수녀들이 지난해 8월 26일 콜카타의 수도원에서 기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8일 사랑의 선교 수녀회 해외 기부금 계좌가 동결돼 활동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CNS 자료사진

인도 정부가 사랑의 선교 수녀회의 해외 기부금 계좌를 차단했다. 인도의 힌두 민족주의 정부는 그리스도인들을 괴롭히고 있으며, 이번 사랑의 선교회 해외 기부금 계좌 동결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

사랑의 선교 수녀회 총장 프레마 수녀는 지난해 12월 27일 “해외기부금규제법(FCRA)과 관련해 우리가 제출한 갱신 신청서가 반려됐다”면서 “이에 따라 우리의 센터들은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해외 기부금 계좌를 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에서는 FCRA에 따라 해외에서 지원기금을 받기 위해서는 인가증이 필요하다. 사랑의 선교 수녀회는 활동 기금의 대부분을 해외 지원금에 의존하고 있어 활동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사랑의 선교 수녀회는 인도 전역에서 다양한 자선 센터들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2020~2021 회계연도에 7500만 달러(약 900억 원)을 해외에서 기부받았다.

인도 언론은 인도 연방정부가 사랑의 선교 수녀회 해외 기부금 계좌를 동결했으며 수녀회가 인도 전역의 고아원과 보호소에 있는 수많을 사람들을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 내무부는 12월 25일 수녀회의 계좌 갱신이 ‘조건에 맞지 않아 거부됐다’고만 밝히고 있다.

인도 예수회 소속 인권활동가 세드릭 파라카시 신부는 “수녀들은 비용을 따지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을 돌보고 있다”면서 “수녀회의 해외 기부금 계좌 차단은 아무도 돌보지 않는 인도의 가난한 사람들 중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버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도 정부의 처사는 이들의 기본적 인권을 빼앗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콜카타대교구 총대리 도미닉 고메스 신부는 “이번 발표는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 전한 잔인한 성탄 선물”이라면서 “사랑의 선교 수녀회에 의존하는 2만2000명 외에도 수도회는 아무도 다가가려 하지 않는 한센병 환자나 사회의 낙오자들의 유일한 친구가 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의 해외 기부금 계좌 동결 조치 2주 전, 마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고향인 구자라트에서는 경찰이 힌두인을 그리스도인으로 ‘강제 개종’한 혐의로 사랑의 선교 수녀회가 운영하는 시설을 수사하기 시작했다.

인도의 인권활동가들은 모디 총리의 친힌두계 인도인민당이 2014년 집권한 뒤로 그리스도인과 같은 소수 종교인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심해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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