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자선주일 특집] 착한 교회 기관 ‘돈쭐’ 내주기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21-12-07 수정일 2021-12-07 발행일 2021-12-12 제 3273호 8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국수 팔아 취약계층 돕는다고? 폭풍구매로 혼쭐 내주자!
올바른 소비는 공동선의 실천
정직한 제품 제대로 생산하는
사회적경제기업 등 관심 둬야

교회, 2012년 지원센터 설립 등
착한 소비 진작 위해 적극 나서

■ 착한 소비로 ‘돈쭐’ 내주기

교회는 올바른 소비는 미덕이자 공동선의 실천이라며 권고하고 있다.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은 2009년 발표한 회칙 「진리안의 사랑」에서 ‘경제활동은 공동선의 추구를 지향해야 한다’, ‘경제활동의 모든 측면에 정의가 있어야 한다’(36, 37항)며 올바른 소비 실천을 강조했다.

또 교회는 사회교리를 통해 올바른 소비에 대해 경제 활동을 하며 얻은 이익은 사회적 약자에게 돌려줄 수 있는 거룩한 소명의 실천이라 강조한다. 이러한 가치적 소비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더 중요해졌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렵지만,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해 나누는 이들이 있다. 사회적 소비를 하는 이들은 ‘돈쭐’내주기 대상이 되는 가게의 물건이나 제품을 구매한 뒤, SNS를 통해 소비 진작을 유도한다. 공동선을 위해 연대하자는 취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 「모든 형제들」에서 “우리 자신과 인류 가족 전체를 위하여 선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돌아서서 참되고 온전한 성장을 향하여 함께 나아가자”(113항)고 당부했다.

올바른 ‘돈쭐’을 위해서는 올바른 제품을 생산하는 사회적경제기업·협동조합들에 관심을 갖는 것 또한 중요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권고 「복음의 기쁨」에서 “기업가들은 이 세상의 재화를 증대시키고 모든 이가 이를 더 잘 이용할 수 있게 노력함으로써 참으로 공동선에 이바지할 수 있다”(203항)며 기업가의 사명을 제시했다.

한국교회도 이에 발맞춰 2012년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카리타스사회적경제지원센터(회장 김성훈 신부) 설립 이후 사회적경제기업·협동조합 활성화에 노력해왔다. 올해에는 ‘바이소셜 모나섬’ 캠페인을 통해 3대 종교계 다양한 사회적경제기업·협동조합들과 협력해 올바른 생산물의 가치와, 이를 소비하며 나눔을 실천하는 올바른 소비를 안내했다.

프란치스칸 공유 경제에 대해 강연을 해 온 작은 형제회(프란치스코회) 김일득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두 회칙 「찬미받으소서」와 「모든 형제들」을 통해 의미있는 경제 행동은 ‘형제성과 공동선을 이루는 경제’라 정의한 만큼, 최근 ‘돈쭐’내주기 현상은 이를 올바르게 표현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생활을 통해 하느님이 원하는 경제인 형제애, 공동선의 경제를 앞당기는 사회적경제 활동은 코로나19로 중요성이 더해진다”면서 “공동선과 연대를 실천하는 장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돈쭐’로 착한소비 실천해보기

한국교회에서는 많은 교구 사회복지회나 수도회 운영 시설에서 장애인이나 사회적 취약계층의 자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이들이 생산한 제품을 팔아 이익금 전액을 다시 취약계층을 위해 사용하는 사회적경제를 실천하고 있다. 카리타스 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교구 사회복지회 자문을 받아 그 시설 중 일부를 소개한다.

벼리마을 쿠키 파이 세트.

◎파이/쿠키

재단법인 천주교 수원교구 유지재단 벼리마을(안양시장애인보호작업장, 시설장 이중교 신부)은 교구에서 장애인들 자활을 위한 보호작업장으로 시작한 사회적경제 기업이다. 센터는 올해 경기미로 만드는 수제 파이, 쿠키를 판매한다. 쌀로만 만들었기에 글루텐(밀단백질)소화가 안 되는 이들도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다. 판매 수익금은 모두 장애인 자활에 사용된다.

※문의 031-443-2789

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 살림터에서 판매하는 허브티세트.

◎허브차

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 살림터(책임 김옥경)는 원주교구가 배론성지에서 운영 중인 지적장애인 직업재활보호작업장이다.

살림터는 지적장애인들이 직접 재배한 유기농 친환경 허브를 이용해 다양한 허브차를 개발, 판매한다. 판매 수익금은 전액 지적장애인 직업 재활에 사용된다. 배론성지에 있는 살림터 카페에서는 현장 구매도 가능하다.

※문의 043-653-7522

인천가톨릭사회복지회 산하 샘물자리에서 판매하는 샘물국수.

◎국수/누룽지

인천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이상희 신부) 산하 샘물자리(대표 정현주)는 중증장애인들이 직접 만든 국수·누룽지·현미과자 등을 판매하고 있다. 장애인 직원이 전체 직원의 70% 이상인 샘물자리는 모든 제품에 국내산 햇곡을 사용하며, 국수 색도 천연가루를 활용해 낸다.

판매수익금 전액은 중증장애인 직업 재활을 위해 사용된다. 온라인에서 ‘샘물자리’를 검색해 제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문의 032-662-2755~6

청주교구 사회복지회 프란치스코의 집에서 생산·판매하는 휴지, 핸드타올, 면장갑 제품.

◎휴지/핸드타올/티슈/면장갑

청주교구 사회복지회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프란치스코의 집(원장 정일영)은 시설 내 근로장애인들이 직접 만든 휴지, 핸드타올, 티슈, 면장갑을 판매한다.

프란치스코의 집에서 생산하는 휴지와 핸드타올은 친환경 천연펄프를 사용해 자원 절약과 환경보호에 이바지한다. 제조 시 인체에 해로운 포름알데히드, 인공색소, 합성향료, 형광증백제를 사용하지 않아 피부자극도 없다. 수익금 전액은 근로장애인들의 임금 및 처우개선에 사용되고 있다. 홈페이지 및 온라인에서 구매가능하다.

※문의 043-295-2514~5

성분도보호작업장 황토소금.

◎황토소금

올리베따노 성베네딕도수녀회 성분도보호작업장(대표 최용근)은 장애인들이 직접 국내산 천일염으로 황토 소금을 제작한다. 소금은 황토로 빚어 만든 도자기에 담아 800℃이상에서 10시간 이상 구워낸다. 소금을 담은 항아리도 장애인들이 직접 만든다. 판매수익은 장애인 재활사업에 활용된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문의 031-799-0340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