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중)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1-11-16 수정일 2021-11-16 발행일 2021-11-21 제 3270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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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과 겸손·기도와 노동의 삶 실천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 수녀가 성경을 높이 들어 보이고 있다.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 제공

‘말씀으로 산 사제’ 선종완 신부가 성령의 이끄심으로 설립한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총원장 정복례 수녀)는 ‘하느님 말씀’을 카리스마로 안고 있다. ‘성경대로 생각하고 성경대로 실천하는 수녀회를 만들고 싶다’는 성령의 인도로 선 신부는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를 설립했고, 그 후 수녀들은 현재까지 60년 넘는 세월 동안 말씀을 증거하는 삶을 살고 있다.

이렇게 말씀의 증거자로 살아가는 데에 있어 수녀들은 나자렛 성가정을 모범으로 삼고 있다. 성모 마리아는 ‘성모 영보’ 즉 가브리엘 천사에게 자신이 하느님의 총애를 받아 곧 예수님을 잉태할 것이라는 계시를 받았는데, 이에 성모 마리아는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하고 온전히 순명하고 봉사했다. 성 요셉 역시 말씀이신 예수님과의 일치를 추구하며 그를 보호·양육하고 기도와 노동을 통해 말씀의 봉사자로 헌신했는데, 이처럼 말씀을 중심에 놓고 말씀에 봉사하는 삶을 산 나자렛 성가정을 수녀들은 본받고 있다.

성모 마리아와 성 요셉을 따라 사는 수녀회의 영성은 ‘가난과 겸손(순명), 기도와 노동의 삶’으로 집약할 수 있다. 하느님 말씀을 증거하는 이들로, 수녀들은 성경을 묵상하고 이를 가난과 겸손(순명), 기도와 노동의 삶을 통해 실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수녀들은 철저히 청빈의 삶을 살고 있다. 말뿐만이 아니라 진짜로 가난한 사람이 되어 가난한 이와 소외된 이, 고통받는 이들의 삶에 동참하고 그들과 좋은 이웃이 돼 영적 풍요로움을 성장시켜 이를 하느님께 봉헌하고 있다.

이들은 겸손과 순명의 삶도 살고 있는데, 이는 십자가에 죽기까지 하느님께 순명한 예수님의 겸손과 온전한 신뢰와 순명으로 말씀을 몸과 마음에 받아들여 세상에 영원한 생명을 낳아 주신 성모 마리아를 본받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수녀들은 모든 순간 자신 안에 말씀을 잉태하고 낳아 성장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수녀들은 성 요셉이 보여 준 기도와 노동의 삶도 실천하고 있다. 관상적 활동 수도회인 말씀의 성모 영보 수녀회는 마음의 호흡이며 생명인 기도를 끊임없이 하고, 노동을 통해 세상의 소금과 빛이 돼 말씀을 전파하고 있다.

이러한 수녀회 영성과 관련해 선 신부는 “항상 마음을 합심하여 어려움을 잘 참고 하느님 사랑으로 모였으니까 여러 모든 고통을 많이 이겨 내야 된다”면서 “끝까지 겸손하며 가난해야 되고 하느님 사랑으로 남에게 봉사하며 서로 자기를 내세우지 말고 겸손해야 된다”는 유언을 남겼다. 또 “그리스도 지체의 심장인 우리는 기도를 쉬지 않아야 합니다”, “노동은 거룩한 것이며 수도자들은 극기와 희생·보속을 위해서도 노동이 꼭 필요합니다” 등의 말로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 가운데에서도 선 신부는 “성경대로 생각하고 성경대로 살아가십시오”라고 늘 당부했고, 수녀들은 지금까지도 이 같은 정신을 바탕으로 말씀을 중심에 두며 이를 증거하고 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