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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탈레반

홍성남 신부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 소장)
입력일 2021-10-05 수정일 2021-10-05 발행일 2021-10-10 제 3264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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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 대한 공공연한 적개심 표출
열등감서 비롯된 ‘우위욕구’도 커져 
‘공격성 배타적 집단주의’ 벗어나야

모든 이슬람 신도들이 탈레반은 아니다. 그러나 탈레반은 이슬람 신도들이다. 어떤 마을에 붙은 현수막의 내용 때문인지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우리사회 안에 이슬람 신도들에 대한 혐오감이 생긴 듯하다.

문제는 이런 혐오감이 혐오감을 갖는 사람 자체를 괴물로 만들 가능성이 높으니 깊이 숙고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에서 동양인을 혐오하는 자들이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보면서 어떻게 사람이 저럴 수 있을까 혀를 차던 사람들이, 같은 행동을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슬람이란 외피를 뒤집어쓰고 반인륜적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탈레반이란 자들의 실체는 무엇인가? 종교적이 아니라 심리분석적인 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탈레반이 지나치게 자기들의 율법에 대한 집착을 보여주는 모습은 그들이 ‘집단적 강박성 성격 장애자’임을 알게 해준다. 더 큰 문제는 ‘열등의식’이다.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의식 구조인데, 탈레반 자체가 이슬람 신학생들로 시작했기에 태생적으로 미숙하고 열등할 수밖에 없다. 이들이 가진 문제가 열등감이란 것을 확신하는 것은 이들의 행위가 미성숙하고 충동적이며, 극단적이고 공격적이라 그렇다.

심리학자 아들러는 열등감이 강한 사람들이 종교 안에서 야심을 갖는 경우 생기는 가장 큰 부작용으로 ‘우위욕구’를 지적한다. 도덕적으로 모든 사람들 위에 서려는 욕구를 말하는데, 이런 도덕적 우위욕구는 당연히 자기도취를 유발하며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도덕적으로 단죄하고픈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또 열등감은 ‘자아팽창’이라는 문제를 야기한다. 여기에 당연히 자기반성은 없다. 본인들이 무류지권을 가진 사람들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이들의 이런 도덕적 야망은 시간이 갈수록 커져 세상을 자신들의 왕국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소위 이슬람 왕국이라고 부르는 이들의 왕국에서는 자신들의 생각과 다른 사람들을 이단시하고 적대시한다. 대화와 소통, 존중은 배척된다.

이렇게 집단화된 종교병 환자들이 탈레반이다. 이들의 행위는 흡사 망상적 신앙에 집착했던 사이비 광신도들을 연상하게 한다. 이들이 이런 심리를 가지게 된 근본 배경은 이들의 성장과정이 학대적인 환경이었을 것이라 추정된다. 학대받으며 성장한 아이들이 학대적인 종교를 만든 것이 탈레반이다.

유사 이래 광신도 집단들은 광적인 신앙으로 온갖 만행을 저질러서 사람들을 경악하게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런 집단의 수명은 그리 길지 않다. 탈레반의 수명도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탈레반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있다. 천국을 만들려는 자들이 결국에는 세상을 지옥으로 만든다는 오래된 이야기가 맞음을 그들이 보여주고 있다. 탈레반은 비단 아프가니스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타인에 대한 공공연한 적개심을 표출하고 대화 없는 ‘공격성 배타적 집단주의’ 안에 살고 있다면 그가 바로 탈레반인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그들이 아니라, 우리 안의 탈레반들이다.

홍성남 신부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