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제주교구 관광객을 위한 ‘별별 미사’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이상주
입력일 2021-09-28 수정일 2021-09-28 발행일 2021-10-03 제 3263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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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가득한 밤하늘 보며 하느님 숨결 느껴보세요
깔개 준비해 별 보며 묵상
주춤했던 신앙 돌아보고
생태적 감수성 회복 도와

제주교구는 9월 18일 제주 한림읍 삼뫼소 성모동굴 앞 연못가에서 관광객을 위한 ‘별별미사’를 봉헌했다.

깜깜한 제주 밤하늘에 빛나는 달과 별을 보며 기도하는 특별한 미사가 봉헌됐다. 제주교구는 9월 18일 오후 8시 제주 한림읍 삼뫼소 성모동굴 앞 연못가에서 첫 ‘별별미사’를 봉헌했다.

별별미사는 교구가 관광객들을 위해 마련한 두 번째 미사로, 별을 보며 봉헌하는 특별한 추억을 담는 미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앞서 교구는 코로나19 시대 제주를 찾은 관광객 신자들을 위한 형제적 배려 차원에서 처음으로 미사를 마련했다. 이후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사목적 배려 차원에서 별별미사를 추가했다.

특히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각 본당 좌석수의 10%만 미사에 참석할 수 있는 현실에서 미사 참례가 쉽지 않은 교구민들은 관광객들의 본당 미사 참례를 반기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안타까워한 교구장 문창우 주교는 사제평의회와 사목평의회를 거쳐 이번 미사를 마련했다.

아울러 미사 시간이 저녁인 만큼, 별별미사를 제주 밤하늘의 상쾌한 공기와 밝은 별을 체험하며 신앙과 생태적 감수성을 회복할 수 있는 미사로 기획했다. 또 밤하늘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깔개를 준비해 참례자들이 누워서 별을 보며 묵상할 수 있도록 도왔다.

미사를 기획하고 첫 별별미사를 주례한 교구 사무처장 현요안 신부는 사제서품식 중 바닥에 완전히 누워 기도할 때가 생각났다고 밝혔다. 현 신부는 “신자들이 누워서 별을 보며 하느님과의 잃어버렸던 사랑의 계약을 떠올리는 모습은 현장에서 체험해보지 않으면 모를 것”이라면서 “대보름달과 그 사이에 별들, 하늘에 날아다니는 반딧불이들을 보며, 프란치스코 성인의 ‘태양의 찬가’가 제 안에서 계속 울려퍼졌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에 참례한 신자들도 저마다 치유와 축복, 회복의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미사 내내 눈물을 흘린 신자도 있었으며, 1살 된 아기를 먼저 하늘나라로 보낸 상처가 치유되고 위로를 받았다는 부부도 있었다.

부부가 함께 미사를 봉헌한 윤용진(토마스 아퀴나스·대전교구 세종성바오로)씨는 “평소와 달리 숲속에서 별을 바라보며 미사를 봉헌하니, 자연 속에서 하느님이 만물의 창조주라는 걸 깨닫게 됐다”며 “코로나19로 주춤할 뻔했던 신앙심도 다시 타오르게 됐다”고 밝혔다.

제주교구는 앞으로 형제애를 바탕으로 육지의 타 교구를 향한 사목적 배려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코로나19로 신앙심이 점점 사라지는 영적 위기 시대에, 신앙심과 생태적 감수성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더욱 활성화 하는 데 힘을 모으겠다는 방침이다. 별별미사는 매주 토요일 계속된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이상주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