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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한 클라우드가 지구를 뜨겁게 한다? - 일상 속 탄소발자국 줄이기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21-08-10 수정일 2021-08-10 발행일 2021-08-15 제 3257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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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배출 줄이는 생태적 삶으로의 전환이 답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공동의 집인 지구를 돌보기 위한 실천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피조물에 대한 우리 모두의 책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탄소발자국’을 너무 많이 배출하고 있다. 탄소발자국은 제품이 생산되고 운송되어 소비자가 사용하고 폐기하는 제품 수명의 전 과정에서 생겨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이산화탄소로 환산한 총량이다.

전력 소비량이 치솟는 이 여름,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그리스도인이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곧 모든 피조물 안에 살아있는 주님을 찬미하는 좋은 습관이다.

■ 지구가 뜨거워진다?

올 여름도 공동의집 지구가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북미에서는 40~50도를 넘나드는 폭염으로 산불이 이어졌고 서유럽과 중국 중부 지방은 기록적인 폭우로 인명 피해를 입었다. 이란에서는 살인적 더위와 가뭄 탓에 주민들의 시위까지 일어나고 있다.

그동안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있었지만, 최근 이상기후 현상이 심화되자 유럽을 비롯해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탄소 줄이기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은 자국보다 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에서 생산·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부과하는 관세인 탄소국경세를 신설하기로 발표했고, 미국도 이 관세 도입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최근 더 구체적인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도 발표했다.

교회도 탄소 배출 줄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교황청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는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 반포 5주년을 맞아 2020년 5월 24일부터 2021년 5월 24일까지 ‘찬미받으소서 특별 기념의 해’를 지냈다. 이어 세계 각국 교회별로 지속 가능한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7년 여정에 나섰다. 한국교회도 지난 5월 24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개막미사를 봉헌하고 그 여정에 돌입했다.

1. 푸른숲 살리는 디지털 사용법

스트리밍 대신 다운로드로 탄소 절감

최근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탄소인 ‘디지털 탄소발자국’이 주목 받고 있다. 인터넷을 사용할 때 정보가 필수적으로 거쳐 가는 데이터센터에서 수많은 컴퓨터가 실시간으로 연산을 처리하며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많은 전력을 사용하게 되는 것.

특히 클라우드 저장소나 음악 및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등은 다운로드 서비스보다 월등히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 데이터센터 내 장치들이 과열될 경우 데이터 처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냉각 장치가 필요한데, 이런 데이터센터 운영과 냉각 장치 사용 등으로 인해 탄소 배출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디지털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서는 스트리밍 대신 다운로드를 이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또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고화질 대신 표준화질로 보는 것만으로도 탄소발자국을 최대 86%까지 줄일 수 있다.

스팸메일함 정리, 불필요한 뉴스레터 끊기 등 수시로 이메일함을 정리하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영국 에너지 기업 오보에너지에 따르면 만약 모든 영국인이 불필요한 메일을 하루에 1회만 줄여도 연간 1만6433톤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데이터센터 과열을 막기 위해선 자주 들어가는 인터넷 사이트는 포털 검색보다는 즐겨찾기(북마크)를 이용하고, 저전력 모드나 화면 밝기를 낮추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충전이 끝나면 바로 충전기를 뽑는 습관을 들이면 전력 낭비를 줄일 수 있다.

2. 전력 소비 줄이는 에어컨 사용법

에어컨 필터만 깨끗해도 전기 사용량이 뚝

무더운 여름, 후덥지근한 열기와 함께 불쾌함까지 날려주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 덕분에 많은 이들이 에어컨을 사용하면서 오래 전부터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하지만 잘만 사용하면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다.

먼저 적정 온도 유지하기! 여름철 적정 실내온도는 26도 내외다. 또 외부 온도와 5도 이상 차이가 나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 때문에 적정온도를 지키면, 건강과 에너지 절약 모두를 얻을 수 있다.

아울러 에어컨 필터를 깨끗이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먼지 쌓인 필터를 사용하면 전기 사용량은 물론 탄소배출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외기 필터 청소도 중요하다. 청소가 되지 않은 실외기는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하게 하며, 먼지가 쌓여 실외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에어컨이 꺼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방법은 하루 1시간 정도라도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켜는 습관이다. 1시간 만에 약 6.9kWh를 절약할 수 있으며, 이는 소나무 반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는다.

3. 탄소발자국 줄이는 식습관

식재료가 식탁까지 오는 거리를 좁혀보자

식습관 변화로도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다. 건강하고 친환경적인 채식 위주로 식사하며 장거리 운송을 최소화한 국산 제철음식을 먹으면 된다.

음식이 생산에서 유통까지 이동한 거리를 푸드 마일리지라고 한다. 이 푸드 마일리지가 높을수록 어마어마한 양의 화석연료와 포장 재료를 소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주변 지역에서 제철에 생산된 식재료를 구입하는 것이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좋은 습관이다.

1㎏의 고기가 식탁에 오르려면 가축에게 30㎏이 넘는 콩과 곡물을 먹여야 하며, 보통 소고기 1㎏을 생산하는 데 약 25.6㎏의 탄소가 배출된다. 따라서 육류보다는 콩, 두부, 감자 등을 소비하고 육류 중에는 소고기나 양고기보다 닭고기와 계란을 소비하면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다.

같은 이유로 커피를 마실 때도 카페라떼보다 아메리카노를 선택하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보통 생수 한 병의 탄소발자국은 10.6g이다. 아메리카노의 탄소발자국은 한 잔에 12g, 카페라떼 한 잔은 340g 정도다. 카페라떼가 탄소발자국 수치가 높은 이유는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젖소를 키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