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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알아봐요, 몸 신학] (2) 하느님이 왜 남자와 여자로?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1-06-22 수정일 2021-06-22 발행일 2021-06-27 제 3251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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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세계복음화 ICPE 선교회 한국지부 최봉근 선교사 ‘청년 몸 신학 강의’ 지상 중계
‘같지만 다른’ 둘이어서 행복합니다
남녀는 불완전한 존재 서로 보완하게 창조돼
거룩하고 존귀한 ‘性’은 사랑의 일부여야 의미

하느님은 왜 성(性)을 주셨을까?

몸에 부여된 성은 ‘인격적 정체성’을 드러내고 ‘한계성 초월의 열망’을 표현한다. 인간은 성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으며, 남녀는 각각 하느님 모상성을 완성하기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한다. 즉 인간 몸에 주어진 남성성과 여성성은 존재를 드러내는 양식이자 사랑을 주고받기 위해 존재하는 양식으로, 성을 통해 인간은 친교하며 또한 느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하느님은 왜 인간을 남자와 여자로 다르게 창조하셨을까. 성의 차이는 보조성을 나타낸다. 남녀는 불완전한 존재로, 둘이 함께 있어야 협력자로서 상호 보완하며 살아갈 수 있다. 남녀는 서로의 차이에 매력을 느낀다. 특히 세상을 보는 다른 시각을 갖고 있는데, 이렇게 서로 다른 시각이 세상을 풍요롭게 한다. 남녀의 차이성은 서로가 필요하다는 점을 계속 자각하게 하고 혼자만으로는 불완전하며, 서로 보완하며 함께 살아갈 때 행복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이 같은 보조성은 남녀의 동등성에 기반한다. 하느님 피조물인 남녀는 모두 존엄한 존재로, 둘은 동등하기에 하나돼 협력할 수 있다.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려면 남녀는 서로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이 같은 남자됨과 여자됨은 곧 인격에서는 완전히 동등하지만, 존재의 특성에서는 서로 다르길 바라신 창조주의 지혜와 선이 담겨 있다. 남자는 남자됨으로써 여자는 여자됨으로써 보이지 않는 하느님 사랑을 보여 줄 수 있고, 남녀를 통해 온 세상은 하느님 사랑을 느낄 수 있다. 하느님 사랑은 가정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

성은 부부애를 위해 존재한다. 부부가 아닌 사람이 부부 행위를 해선 안 되고, 부부도 남녀가 서로에게 ▲자유 의지로 ▲온전히 자신을 ▲오직 한 사람에게만 충실히 내어 주고 ▲생명 출산에 언제든 기꺼이 동참하겠다는 혼인 약속을 한 다음에만 비로소 한 몸을 이룰 조건이 충족된다. 혼인 생활에서 부부의 육체관계는 정신적 일치의 표징과 보증이 된다. 세례받은 남녀는 혼인 성사를 받음으로써 참되고 거룩하고 완전한 부부 유대를 맺을 수 있다.

거룩하고 존귀한 성을 함부로 해선 안 된다. 부부 행위는 자신을 온전히 내어 주며 인격을 발전·성장시키고 하느님과 하나되기 위해 준비하는 결합으로, 성은 남녀가 죽을 때까지 서로에게 자신을 완전히 바치는 사랑의 일부일 경우에만 진정으로 인간적이다. 존엄한 자신이 다른 이의 도구가 되지 않게 사는 것이 하느님 뜻에 맞는 삶이고, 부부가 그 뜻에 맞게 살아가면 좋겠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 이들도 성에 대한 이해가 있는 이를 만나 풍요로운 삶을 살면 좋겠다. 그렇게 되기 위해 무엇보다 하느님께 기도해야 한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