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청소년 주일에 만난 사람] 서울대교구 교리교사 25년 근속상 받은 구진씨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1-05-25 수정일 2021-05-25 발행일 2021-05-30 제 3247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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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리교사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사랑 실천’”
사랑으로 자라난 아이들은 사회에서 선한 영향력 펼쳐
신앙 안에서 아이들 지도해 희망 간직하는 삶 전수해야

서울대교구 교리교사 25년 근속상을 받은 구진 교사는 “교리교사로서의 시간은 그저 행복했고,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행복하게 맡은 역할을 다하고 싶다”고 말한다. 인터뷰는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됐고, 인터뷰 사진 촬영 시에만 마스크를 벗었다.

“건강과 시간을 허락해 주신 하느님 은총 덕분이죠. 그저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올해 서울대교구 교리교사의 날에서 25년 근속상을 받은 초등부 교리교사 교구강사 구진(헬레나·서울 발산동본당)씨는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결혼 후 남편 권유로 세례를 받은 구씨는 비교적 늦은 나이인 30대 후반에 교리교사를 시작했다. 구씨는 당시 주일학교를 다녔던 자녀들의 어머니로서 교리교사들의 수고를 덜기 위해 도왔다. 그런 구씨의 열정을 본 교리교사들은 교사로서 본격적으로 봉사해 보자고 권유했다.

“교리교사 역할을 처음 권유받았을 때는 잠깐만 도울 생각이었습니다. 이렇게 오래 할 줄은 몰랐죠.”

구씨의 열정은 본당에만 머물지 않았다. 본당 교리교사를 시작한 지 3년이 지나고 교리교사를 교육하는 강사로 봉사해 줄 것을 교구로부터 요청받았다. 구씨는 “능력은 부족했지만, 열심히 봉사하겠다는 생각 하나로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구씨는 그 이후 20년 넘게 교구 초등부 교리교사를 교육하는 강사로 봉사하고 있다. 그는 연구원이 집필한 교재를 토대로 교육하고,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개인적으로 공부도 하지만 교리교사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사랑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사랑을 전하고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그랬고, 주일학교 교사들에게도 늘 이 점을 강조합니다. 우리 신앙의 목표가 사랑이고, 사랑을 토대로 자라면 사회에서도 선한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특히 구씨는 학생 교리교사들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어려운 시기에 본인 공부하는 시간 할애해서 봉사하는 학생 교사들을 보면 참 고맙기도 하고, 그 안에서 희망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주일학교에 나오는 학생 수가 많이 줄었고, 큰 위기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시기에도 열심히 봉사하는 교사들의 열정을 보면서 분명히 회복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구씨는 청소년 주일을 맞아 학생들에 대한 부모와 교사 등 어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은 절대적으로 어른들의 영향을 받습니다. 무엇보다 부모와 교사들은 신앙을 바탕으로 아이들을 지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원이나 다른 일정들과 시간이 겹치면 주일학교는 늘 순위 밖으로 밀려나죠. 어른들부터 신앙을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신앙 안에서 희망을 간직하는 삶이 전해졌으면 합니다.”

그러면서 구씨는 “부족하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때까지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행복하게 맡은 역할을 다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