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춘천교구 양양본당 설립 100주년 감사미사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1-05-25 수정일 2021-05-25 발행일 2021-05-30 제 3247호 4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역사의 아픔 딛고 신앙으로 하나 된 100년
강원 영동 지역 신앙 모태
일제 강점기에 박해받기도
선조들 믿음 본받고자 다짐 
6·25전쟁 순교자 이광재 신부 이콘 봉헌 

춘천교구 양양본당 주임 박명수 신부가 5월 22일 거행된 본당 설립 100주년 감사미사 중 역대 사목회장들과 현 사목회장·공소회장·총구역장에게 공로패를 전하고 있다. 춘천교구 문화홍보국 제공

강원도 영동 지역 신앙의 모태 양양본당(주임 박명수 신부)이 5월 24일 설립 100주년을 맞았다. 본당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22일 감사미사를 거행하고 새로운 100년의 시간에도 서로 하나 돼 신앙 선조들을 본받자고 다짐했다.

양양본당 설립 100주년 감사미사는 춘천교구장 김주영 주교가 주례했고, 미사에는 본당 역대 주임 신부들과 본당 파견 수도회인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수녀들, 본당 역대 사목회장들과 본당 출신 사제 등이 함께했다.

김주영 주교는 “100년을 살아온 정신이 무엇인지 우리가 잘 깨달아야겠고, 그 정신은 다름 아닌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말씀”이라며 “신앙인으로서 정말 하느님을 잘 증거할 수 있는 공동체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요청했다.

이날 미사 중에 본당은 설립 100주년에 감사하며 신자들이 바친 묵주 기도 146만4675단과 ‘은총성경쓰기’ 필사본, 6·25전쟁 순교자이자 본당 제3대 주임인 이광재 신부의 이콘을 예물로 봉헌했다. 또한 본당 100년 역사에 함께한 이들에 대한 상패와 축복장 수여식도 미사 중에 진행됐다. 본당 사제를 도와 공동체 일치와 성장에 기여한 역대 사목회장들과 현 사목회장·공소회장·총구역장에게는 공로패를, 신자들을 위해 헌신한 역대 주임 신부들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총원장 조성옥 수녀)에는 감사패를 전달했다. 봉사로 신자들에게 귀감이 되고 본당 발전에 공헌한 부부 네 쌍에게는 축복장을 수여했다.

본당 주임 박명수 신부는 미사 강론에서 “그 옛날 신앙 선조들이 물로 배를 채우면서도 성당을 짓는 데에 헌신했고, 박해의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는 사제, 수도자, 평신도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일치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양양본당은 1921년 5월 24일 강원도 영동 지역 최초로 설립된 본당이다. 본당은 1936년 양양 지역을 휩쓴 대홍수에 지금의 부지로 성당을 옮기고, 일제 강점기 성당을 빼앗긴 상황에서도 숨어서 미사를 봉헌하고, 해방 후 소련군 종교 탄압을 받는 등 숱한 고초를 겪으면서도 일치를 이루며 100년 역사를 이어 오고 있다.

6·25전쟁 당시 본당 주임 이광재 신부를 북한군 총탄에 떠나보낸 본당은 이 신부를 기리기 위해 2000년부터 ‘38선 티모테오 길 도보순례’를 실시해 왔고, 성당은 2017년 9월 17일 교구 성지로 선포됐다. 본당은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를 주보성인으로 모시고 있으며, 강원도 강현·현남면 일부를 제외한 양양군 전 지역을 관할하고 있다. 신자 수는 1307명이다.

한편 본당은 이날 설립 100주년 감사미사 봉헌에 앞서 이광재 신부 일대기를 형상화해 새로 만든 성당 ‘문’ 축복식을 거행하기도 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