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코로나19 백신 나눔 운동, 교회 문턱 넘어 확산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1-04-27 수정일 2021-04-27 발행일 2021-05-02 제 3242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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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평협, 문화운동으로 승화
홍보영상 제작 공개
성 김대건 애덕 본받아
비신자 참여도 독려

지난 3월 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를 통해 전국 교구로 퍼져 나간 코로나19 ‘백신 나눔 운동’이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의 애덕 정신을 타고 교회 문턱을 넘어 확산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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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회장 손병선, 담당 조성풍 신부, 이하 한국평협)는 생명 주일(5월 2일)을 맞아 한국평협 유튜브를 통해 백신 나눔 운동 홍보영상을 공개했다.

이번 홍보영상은 뮤직비디오 형태로 제작됐다. 음악이라는 문화 요소를 통해 홍보영상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한국평협은 백신 나눔 운동을 단순한 모금활동에 그치지 않고 김대건 신부의 애덕 정신을 구현하는 문화운동으로서 교회뿐 아니라 모든 국민들에게 열린 운동이 될 수 있도록 홍보하고 있다.

한국평협은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7대 종단 평신도들과도 손을 잡고 백신 나눔 운동을 전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국평협은 지난 3월 24일 한국사회평화협의회에 백신 나눔 운동을 제안했고,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업안을 제출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사회평화협의회는 한국의 종교를 대표하는 7대 종단의 평신도 단체다.

한국평협 손병선(아우구스티노) 회장은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싸고 사재기와 민족주의, 이기주의가 횡행하고 부익부 빈익빈이 더욱 심화되는 등 나눔 기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백신 나눔 운동이 돈만 모아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김대건 신부님의 애덕 정신이 살아 움직이는 문화운동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백신 나눔 운동을 문화적으로 홍보해 나가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국 교구 중 가장 먼저 백신 나눔 운동을 시작한 대전교구도 시민사회에 백신 나눔 운동을 확산시키고자 움직이고 있다. 대전교구는 4월 26일 현재 총 5억4560여만 원 상당의 기금을 모았고, 이미 교황청에 46만 달러를 송금하는 등 순조롭게 백신 나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3월 중순부터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협력을 통해 시민사회를 대상으로 한 백신 나눔 운동 홍보물을 제작·배포하고 있다. 이미 운동에 동참한 2127건의 개인·단체 중에도 비신자나 비신자단체·기업이 있지만, 더 널리 백신 나눔 운동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다.

이렇듯 교회가 백신 나눔 운동을 교회 밖에도 전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신앙의 유무를 막론하고 모든 이에게 김대건 성인의 정신을 알리기 위해서다.

백신 나눔 운동은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을 기념하고자 시작한 운동으로 성인이 보여 준 애덕과 보편적 형제애를 실천하기 위해 시작됐다. 성인의 애덕과 보편적 형제애는 비신자들에게도 인간애와 평등정신, 박애정신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성인이 2021년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로 선정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대전교구 비서실장 최동일 신부는 “교황님께서는 회칙 「모든 형제들」을 통해 종교, 국경, 인종 등을 넘어서 전 세계가 한 형제로 나아가야 함을 강조하고 있는데, 백신을 둘러싼 사람들의 모습은 그와 반대로 가고 있다”며 “백신 나눔 운동을 통해 김대건 신부님의 정신을 전함으로써 코로나19 극복 이후에도 ‘형제애’로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