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 홀로코스트(Holocaust, 유다인 대학살) 기억은 ‘인류애의 표현’

입력일 2021-02-02 수정일 2021-02-03 발행일 2021-02-07 제 3231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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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홀로코스트 추모일 
재발 막기 위한 ‘기억’ 당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016년 7월 29일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방문해 죽음의 벽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CNS 자료사진

【바티칸 CNS】 프란치스코 교황은 홀로코스트와 그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일은 연대의 행위일 뿐만 아니라 그처럼 공포스러운 일이 다시 발생할 수 있음을 인류에게 경고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국제 홀로코스트 추모일인 1월 27일 일반알현에서 세상은 “‘쇼아’(Shoah, 학살을 가리키는 히브리어로 대개 홀로코스트를 지칭한다)를 기억하고 학살과 야만의 길인 이 죽음의 길이 어떻게 시작됐는지를 잊지 말라”고 말했다.

국제 홀로코스트 추모일은 폴란드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유다인 강제수용소에서 수감자들이 석방된 1945년 1월 27일을 기준으로 지낸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1940년부터 1945년까지 운영된 나치의 가장 큰 수용소로서, 모두 세 곳으로 구성됐다.

1942년부터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는 대량 학살이 자행돼 유다인 100만 명과 함께 로마인 2만3000여 명, 소련 전쟁 포로 1만5000여 명과 수천 명의 폴란드 일반 시민들이 살해됐다. 나치의 조직적 학살은 유럽 전역에 걸쳐 무려 600만 명에 달하는 유다인들의 희생을 불러왔다.

교황은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을 추모하면서 기억의 행위는 ‘인류애의 표현’이고 ‘문명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기억’이 “평화와 형제애의 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오드레 아줄레(Audrey Azoulay) 유네스코 사무총장도 같은 날 교황과 같은 취지의 경고를 했다. 아줄레 사무총장은 “여전히 서로에 대한 증오를 담은 목소리가 중단되지 않는 오늘날, 우리는 나치가 지구상에서 없애버리려고 했던 모든 사람들 하나하나를 기억해야 할 보편적 책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억하고 성찰하는 일은 경각심과 올바른 행동, 증오의 뿌리를 규명함으로써 미래에 또 다시 발생할지 모르는 야만적인 행동을 방지해야 한다는 경고”라고 말했다.

독일 주교회의 의장 게오르그 배칭 주교는 같은 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서 “홀로코스트의 기억은 우리에게 깊은 슬픔과 함께 부끄러움을 준다”며 “이는 당시에 수많은 사람들이 침묵만을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유다적인 편견, 음모 이론, 그리고 모든 형태의 일상적인 증오의 감정들에 대해 용감하게 맞설 것”을 당부하고 “조직적인 대량 학살은 증오를 조장하는 연설, 음모 이론, 일부 계층에 대한 사회적 배제 등으로 시작됐다”며 “다시는 그러한 일들이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