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은 엄숙하기만 하다고요? ‘예수형’ ‘양 내려온다’ 등 각종 패러디 활용해 친숙하게 다가가면서도 신앙적 의미 함께 담아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 사목자들이 온라인에서 시도하는 유쾌한 소통 방법들이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범교구 사제들이 모여 만든 유튜브 채널 ‘신소재’도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을 맞아 ‘범 내려온다’ 뮤직비디오를 참고해 만든 뮤직비디오 ‘Feel the Rhythm of Korea: HEAVEN’을 공개했다. 사제 10명이 참여해 촬영하고 편집한 이번 뮤직비디오는 자유와 기쁨, 하느님이 주시는 용기인 순교정신을 나누고자 했다. 신자들도 “그간 무겁게만 느껴진 ‘순교’가 영상 덕분에 좀 더 까가워지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주님을 믿고 신앙을 지켰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와 같은 반응들을 보였다.
영상을 기획한 양두영 신부(수원 조원동본당 보좌)는 “패러디를 활용하는 이유는 기존 신자들 뿐 아니라 비신자들이나 신앙에서 멀어진 이들과도 편안하게 대화하기 위함”이라며 “향유하는 문화, 그들의 언어로 우리 이야기를 담아 친교로서 가까이하려 했다”고 의도를 말했다.위 사례 모두 패러디를 통한 유쾌함 속에서도 공동체의 일치를 이루는 노력을 잊지 않았다. 이효언(펠릭스) 신부의 ‘예수형’을 들은 한 신자는 답시 ‘릭스형’을 준비했고, 다음 날 미사를 주례한 신동원 신부(세검정본당 부주임)가 이 답시를 낭독해 신자와 사제 간 소통을 보여줬다. ‘양 내려온다’는 영상 말미에 신의준 주임신부 및 모든 사목자들이 새해 인사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 하며 신자들과 함께 하려는 마음을 담았다. 신소재의 영상도 마지막에 “밭에 숨겨진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기뻐하며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마태 13,44)는 구절로 순교에 대한 의미를 더했다.
양 신부는 “신자들과 소통을 위한 다양한 패러디물을 제작하는 데 있어 복음적 메시지와 함께 비신자들과도 같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요소’의 균형이 중요”하다며 “세상 사람들의 언어와 문화 속에 그것을 은근히 담아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