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공동의 집 / 이주연 기자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1-01-26 수정일 2021-01-26 발행일 2021-01-31 제 3230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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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원조 주일을 맞으며 제3세계에서 수원교구 지원으로 활동을 펼치는 수도회들의 현지 소식을 들었다. 한국교회 도움과 연대를 바탕으로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지에서 의료와 교육 사업에 나서는 수도자들의 헌신이 인상적이었다.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장소를 찾고, 깊숙한 오지를 방문해 의료선교를 펼치거나 가정과 사회에서 방치된 어린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그들의 발걸음 속에서 주민들은 한국교회의 관심을 느끼고 ‘좋은 그리스도인’을 체험할 것 같다.

불과 몇 십 년 전 한국은 해외 원조를 받는 나라였다. 전쟁으로 모든 것이 무너져 이웃 나라의 지원 없이는 살 수 없는 처지였다. 그 도움을 딛고서 한국교회는 ‘나누는 교회’로 전환을 이뤄냈다. 2003년부터 해외 원조 주일을 통해 그간 받은 나눔을 어려운 곳에 되돌리고 있다.

기후변화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 세계에 밀어닥친 코로나19는 새로운 빈곤을 발생시키고 있다. 가난한 나라 주민들은 더 취약해지고 피폐해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지구를 ‘공동의 집’이라 부르셨다. 지구가 공동의 집이라면 나라가 다르고 인종이 다르더라도 인류 모두는 한 가족이다. 전 세계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에게 좀 더 따듯한 관심과 정성, 그리고 나눔의 시선이 두어져야 할 것이다. 해외 원조 주일 담화 제목처럼, 빈곤을 없애고 치유하는 사랑의 백신이 강력하게 나눠져야 한다. 그들을 위해 오지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선교사들을 함께 기억한다.

이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