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되어 가는 겁니다” 아버지는 가정의 보호자로서 하느님의 부성 드러내는 존재 배우자와 자녀를 사랑하고 가정 책임지는 의무 지녀 기쁨과 슬픔, 희망과 고난 등 모든 일에 가정과 함께해야 사랑과 생명의 문화 만드는 아버지 역할 수행하기 위해 아버지다워지는 법 배워야
‘혼인으로 결합된 한 남자와 한 여자는 그들의 자녀들과 더불어 한 가정을 이룬다.’ 생명의 보금자리 ‘가정’의 본질에 관해 「가톨릭 교회 교리서」 2202항에 나오는 설명이다. 하느님 뜻에 따라 만난 한 남자와 한 여자는 가정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가정을 이루고, 그 안에서 부부 사랑과 자녀 출산의 책임을 지며 살아간다는 의미다. 창세기 2장 24절에서도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된다’고 밝힘으로써 가정에 남자와 여자 즉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교회에서 이렇게 남녀의 결합 곧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정 내에서부터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기 위한 <생명의 보금자리 ‘가정’> 기획 이번 편에서는 가정 공동체 구성 주체로서 ‘아버지’의 의미에 대해 알아본다. ■ 하느님 부성을 드러내고 되살리는 존재 “남자는 지상에서 하느님의 부성을 드러내고 되살리며, 가족의 모든 성원의 조화있고 일치된 발전을 도모할 소명을 받았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현대 세계의 그리스도인 가정의 역할에 관한 권고 「가정 공동체」 25항에서 ‘남편과 아버지로서의 남성’에 대해 말하며 이렇게 밝히고 있다. 아버지는 가정의 보호자로서 하느님 아버지와 같이 배우자와 자녀를 사랑하고, 그들의 생명을 보호하며, 가정을 책임질 의무가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같은 항에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잉태된 생명을 관대하게 책임지고, 아내와 함께 더욱 적극적으로 자녀 교육에 투신하며, 가정 내 일치와 안정을 도모하는 활동을 하고, 자녀들을 그리스도와 교회의 산 체험으로 끌어들이는 성숙한 그리스도인다운 생활을 보여 줌으로써만, 남자는 남편과 아버지로서 자기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 가정에 늘 현존해야 그렇다면 가정의 보호자로서 아버지는 배우자와 자녀의 생명을 보호하고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어떻게 역할을 해야 할까.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정의 사랑에 관한 세계주교대의원회 후속 권고 「사랑의 기쁨」 177항에서 아버지는 늘 가정에 현존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내와 가까이에서 모든 것, 곧 기쁨과 슬픔, 희망과 고난을 함께 나눠야 하고, 아이가 놀 때나 노력할 때, 편할 때나 괴로울 때, 자기 이야기를 할 때나 말이 없을 때, 용기를 내거나 두려워할 때, 방황하거나 바른 길로 되돌아올 때 등 늘 아이의 곁에서 그들의 성장에 함께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별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어떤 아버지들은 자기 자신과 자신의 일, 성취에 사로잡혀 가정에 소홀, 자녀를 방치하기도 하고(「사랑의 기쁨」 176항) 자신들이 쓸모가 없거나 필요하지 않은 존재라고 느끼기도 하지만(「사랑의 기쁨」 177항), 아버지는 자녀가 현실의 한계를 깨닫도록 도와주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는 등 가정에 “필수적인 존재”(「사랑의 기쁨」 175항)라고 확언한다.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