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승 생활의 근본 목적은 ‘하느님을 찾는 삶’, ‘복음에 따르는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복음의 부름에 응답하는 것이며, 방식은 다양할 수 있지만 결국 나아가는 길은 본질적으로 같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본원장 소임을 맡고 있는 허성석 신부가 심혈을 기울여 번역하고 설명을 덧붙인 책 「천국의 사다리」는 수도승 영성 전통을 종합한 고전이다.
6~7세기 무렵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저자 요한 클리마쿠스는 동방 수도승 영성을 종합함으로써 비잔틴교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교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의 생애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시나이산에 있는 성 가타리나 수도원 수도승이었으며 40년 동안 시나이산 기슭 톨로스에 있는 한 동굴에서 은수자로 살았다. 이후 수도원 아빠스로 수년간 공동체를 다스리다 노년에 장상직을 양도하고 다시 은거, 649년경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진다.
요한 클리마쿠스가 쓴 유일한 작품이 「천국의 사다리」다. 수도승 영성의 결정체라 불리는 이 책은 수도승 전통과 저자의 개인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금욕생활과 관상생활에 대한 풍부한 가르침을 중심으로 한 30개 단계(담화)를 제시한다. 수도승들이 한 단계씩 그 길을 따라가며 실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허 신부는 “내용은 크게 세상과의 결별, 수행생활, 하느님과의 일치 등 세 부분으로 나뉜다”며 “세상에 대한 포기와 이탈을 전제하고, 본격적으로 악습 혹은 욕정과의 치열한 내적 싸움이 전개되는 수행생활을 통해 하느님과의 일치를 이뤄가는 여정을 다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