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대림 시기에는 이런 클래식 – 바흐의 칸타타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20-12-08 수정일 2020-12-08 발행일 2020-12-13 제 3223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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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예수 기다리는 희망찬 마음… 노래로 느껴보세요
때론 경쾌하게 때론 잔잔하게
주님 오심 기다리는 마음
서정적 가사와 함께 표현

무리요 ‘어린 예수와 어린 요한 세례자’.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시기를 깨어 기다리는 대림 시기다. 일상은 물론 신앙생활마저 움츠러든 가운데 맞은 이번 대림 시기에는 그 어느 때보다 기쁨과 희망의 빛이 간절하다. 성탄을 준비하는 이때, 클래식을 들으며 주님 말씀을 묵상해보면 어떨까. 예수님의 탄생을 준비하고 기다리며 감상하기 좋은 바흐의 칸타타(Cantata) 몇 곡을 소개한다.

칸타타는 성악곡의 한 종류다. ‘노래하다’(Cantare)라는 이탈리아어에서 유래한 말로 ‘악기로 연주한다’는 뜻의 소나타(Sonata)와 대조를 이룬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성악곡을 의미했으나, 이후 악기 반주를 동반한 몇 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바로크 시대 중요한 성악 작품으로 발전했다.

대부분 루터파 개신교 예배에 사용하기 위해 코랄 선율로 작곡한 교회 칸타타가 주를 이뤘으나, 세속 칸타타도 몇 곡 있다. 이후에는 여러 작곡가가 자신의 작품에 이 이름을 사용하며 가톨릭에서 시작해 정착한 오라토리오와 구분이 모호해졌다.

이 중에서도 바흐의 200곡이나 되는 교회 칸타타는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바흐가 대림 시기를 위해 작곡한 칸타타 중 BWV(바흐 작품 번호) 36번 ‘기뻐하며 날아올라’(Schwingt freudig euch empor), 61번 ‘오소서, 이방인의 구세주여’(Nun komm, der Heiden Heiland), 62번 ‘오소서, 이방인의 구세주여 II’(Nun komm, der Heiden Heiland II)는 대림 첫 주일을 위한 곡으로 알려져 있다.

BWV 36번은 곡 제목처럼 경쾌한 리듬으로 시작해 아기 예수를 기다리는 기쁜 마음을 표현해 낸 코러스가 등장한다. 이어지는 아리아는 예수를 따르는 우리 마음을 진정한 연인의 부드러운 걸음, 신부가 신랑을 봤을 때의 기꺼운 마음에 비유하는 서정적인 가사로 표현했다. 마지막으로는 교회에 잔잔히 울려 퍼지는 오르간 소리 같은 악기 연주에 맞춰 마음을 울리는 아름다운 합창이 울려 퍼진다.

‘구주여, 어서 오소서’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진 BWV 61번은 1714년, BWV 62번은 10년 뒤인 1724년 대림 시기에 작곡됐다. 두 곡 모두 주님 오심을 기다리는 희망에 찬 마음을 노래하고 있다.

바흐 칸타타 중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성가 선율을 사용한 곡도 있다. 성가 180번 ‘주님의 작은 그릇’은 17세기에 활동한 독일 음악가 쇼프(Johann Schop, 1590~1667)가 만든 코랄 선율의 곡이다. 바흐는 이 선율을 조금씩 변형하며 자신의 여러 칸타타에서 활용했는데, 이 가운데 우리 성가 선율과 가장 비슷한 형태로 유명해진 것은 BWV 147번 ‘마음과 입과 행실과 삶은’(Herz und Mund und Tat und Leben)이다. 이 곡은 원래 바흐가 1716년경 대림 제4주일을 위해 만든 곡이다. 하지만 이 악보는 오늘날 전해지고 있지 않으며, 작품 번호도 147a로 따로 붙이고 있다.

이후 라이프치히의 루터교회 음악가로 활동하게 된 바흐는 이 교회에서 대림 2~4주일 ‘침묵의 시기’(Tempus clausum)라는 로마교회 전통을 지키며 칸타타를 연주할 수 없게 되자, 1723년 몇 개의 곡을 더 추가해 ‘복되신 동정 마리아 방문 축일’용으로 이 작품을 다시 꾸며 147번 칸타타를 선보였다. 바흐는 1부를 마무리하는 합창(6악장)과 2부를 마무리하는 합창(10악장)에서 이 선율을 사용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