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교구 해외선교지에 마스크 기부 분당성요한본당 안태선(루치오)씨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0-11-10 수정일 2020-11-10 발행일 2020-11-15 제 3219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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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도 낮은데 왜 하냐고요?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인거죠”
원단가공업 하며 마스크 생산
이미 본당·시설 곳곳에도 기부
코로나19에도 고용 더 늘려
신앙인 자부심으로 나눔 실천

“많은 것을 나눌 수는 없더라도,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으로 살아가려 합니다.”

안태선(루치오·68·제2대리구 분당성요한본당)씨는 10월 22일 교구 사무처 해외선교실을 방문, 마스크 1만 장을 전달했다. 원단가공업을 하는 안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공장에서 생산하는 마스크를 후원하고자 후원처를 알아보던 중 본당주임 김유신 신부의 제안을 듣고 해외선교지에 보내게 된 것이다.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에 위치한 교구 해외선교지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상황 속에서 마스크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고, 특히 아프리카는 공산품을 구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코로나19 검사조차도 받을 수 없는 여건이다.

“50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산전수전을 다 겪었지만, 신앙생활만큼 기쁨과 보람을 느끼는 일이 없었습니다. 봉사를 하면서 보람과 기쁨을 느끼던 것처럼, 후원을 통해서도 보람을 느낍니다.”

안씨의 후원은 이번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 본당 평신도단체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안씨는 본당 차원에서 성남 안나의 집을 이용하는 노숙인들을 위해 마스크 1만 장을 기부하는데 일조했고, 본당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500장, 교구 페루 선교지에 300장 등을 후원해왔다. 또 자신이 15년가량 봉사활동해온 용인 인보의 집에도 마스크를 전달하는 등 꾸준히 마스크 기부를 이어왔다.

“마스크 생산이 큰 수익은 되지 않지만, 마스크를 통해 더불어 살아갈 수 있어 좋습니다. 신자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앞으로도 나누며 살고 싶습니다.”

코로나19로 안씨가 몸담은 원단업계에도 어려움이 닥쳤지만, 안씨는 마스크를 제작하면서 활로를 찾았다. 기능성 원단으로 제작한 마스크는 일손이 많이 필요해 인건비가 많이 드는 만큼, 수익성은 크지 않은 사업이다. 특히 안씨가 생산하는 마스크는 항균 원단에 항균·방수·방진코팅 처리를 하면서도 어린이도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한 소재로 제작해 수익성이 더 낮다. 일은 늘고, 수익은 크지 않았지만, 안씨는 마스크 생산에 뛰어들면서 3명을 더 고용하는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일자리도 창출했다. 안전한 마스크를 생산하는 것도,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그리고 생산한 마스크를 기부하는 것도 안씨에게는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이라는 한 가지 마음이다.

“마스크를 쓸 때면 우리 욕심을 가리고, 하느님의 뜻을 바라보라는 하느님의 메시지를 느낍니다. 앞으로 세상은 누구 하나가 아니라 신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가 코로나19를 지구환경을 위해 검소하고 건전하게 생활하고, 인간성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