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이주민들에 대한 배려는 신앙인의 사명

입력일 2020-09-22 수정일 2020-09-22 발행일 2020-09-27 제 3213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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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마지막 주일은 이민의 날이다. 한국교회는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와 이주민에게 더욱 깊은 사목적 관심을 기울이고자 2001년부터 이민의 날을 기념하고 있다. 한국에 체류하는 이주민은 매년 증가해 2019년 10월 기준 248만 명을 넘었다. 우리 사회에서 이주민은 더 이상 낯선 존재가 아니라 우리와 살을 맞대고 있는 이웃인 것이다.

교회는 누구도 차별 받지 않을 권리가 있음을 천명하고 있지만, 일상 안으로 스며든 이주민과의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특히 올해 이민의 날은 남다르게 다가온다. 전 세계에 걸쳐 대유행 중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이주민들은 실직 등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으며, 선주민과의 경계는 더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이민의 날 담화에서 “코로나19 때문에 불안하고 내쳐지고 소외당하며 거부당하는 상황에 놓여 있는 모든 이에게 전한다”며 이주민에게 구체적으로 도움 줄 수 있는 여섯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교황은 구체적인 방법으로 이해하기 위해 알기, 봉사하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기, 화해하기 위해 귀 기울이기, 성장하기 위해 함께 나누기, 발전하기 위해 참여하기, 건설하기 위해 협력하기를 꼽았다.

우리 그리스도인이 믿고 따르는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태어나자마자 이집트로 피신해야 했다. 예수야말로 이주민의 표본인 것이다. 주변에 있는 이주민들을 환대하고 보호하며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