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제2대리구 위례성데레사본당 초등부 주일학교 대표 교사 박소영씨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0-07-14 수정일 2020-07-15 발행일 2020-07-19 제 3204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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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신앙의 힘 전하고 싶어”
모든 어려움 이겨낼 수 있는 가장 큰 유산은 바로 ‘신앙’

박소영씨는 “더 많은 부모들이 스스로 신앙의 기쁨을 느끼고 그 감사함을 자녀들에게 고스란히 전해 주면 좋겠다”고 말한다.

“주부라서 힘든 점이 있긴 하죠. 그래도 신앙 유산 물려주기를 소홀히 할 수 있나요.” 7월 11일 본당 초등부 학생 151명을 언급하던 제2대리구 위례성데레사본당(주임 박필범 신부) 초등부 주일학교 대표 교사 박소영(소화데레사·43)씨는 이렇게 말했다. 주부로서 살림살이하는 것만으로도 매일이 숨가쁘지만, 아이들을 위해 신앙 교육을 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이야기였다.

실제 중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주부’ 박씨는 매일 가족을 챙기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른다. 아이들 공부 시간에 맞춰 최소 아침 7시부터 일어나 새벽 2시까지 아침·점심·저녁 밥상을 차리고 집안일을 하다 보면 금세 하루가 간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요즘엔 온라인 수업도 챙겨야 해 숙제 검사를 하고 발열 체크를 하는 등 신경 쓸 일이 더 많아졌다. 외부 활동 제한으로 자유롭게 외출할 수도 없고, 결국 박씨는 한차례 심한 우울을 느꼈다. “제 자신을 위한 시간이 없어지다 보니 눈물이 막 나면서…, 정말 힘들었어요.”

그럼에도 박씨에겐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일이 하나 있다. 바로 본당 교사 활동이다. 독실한 천주교 가정에서 태어나 유아 세례를 받은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열심한 신자였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9년간 반주 봉사를, 청년 시절 4년간 빈첸시오회 활동을, 결혼 후에는 6년간 레지오 마리애 활동을 했다. 대학 때 잠깐 냉담한 적을 빼곤 본당에서 내내 봉사했다. 그러다 4년 전 현재 본당으로 옮기면서 ‘이제 봉사는 그만하자’는 생각이었지만, 주님의 부르심인지 또다시 초등부 주일학교 반주 봉사를 맡았다. 그렇게 부모와 아이가 함께하는 ‘어린이 사목회’ 봉사를 2년간 했고, 현재는 초등부 주일학교 대표 교사로 2년째 활동 중이다. 위례성데레사본당 초등부 주일학교 교사는 박씨를 포함해 단 4명으로, 박씨는 4·5 학년 학생 40여 명을 담당하고 있다.

아이들 미사 참례와 교리 교육 준비 등 본당 교사 활동이 쉽지 않은데도 계속하는 이유에 대해 박씨는 “크나큰 신앙의 힘을 물려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자신의 자녀를 포함해 모든 아이들이 육체·정신적으로 힘들 때가 있는데, 이를 신앙으로 이겨나갈 수 있는 힘을 본당 교사들이 봉사로 전해줄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박씨는 자신이 반주를 처음 가르쳐 준 학생이 본당에서 반주 봉사하는 모습, 어릴 때부터 본당 어른들을 많이 만나 예의 바른 자녀들의 모습 등을 보면 봉사의 또 다른 동력을 얻는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박씨는 자신을 “자연스럽게 신앙의 길로 이끌어 준 부모님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자신이 부모에게 받은 가장 큰 유산은 신앙으로, 부모가 신앙을 물려줬기에 현재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든 주님을 의지하고 단단한 내적 힘을 갖고 실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박씨는 “저희 부모님이 그러셨던 것처럼 저도 제가 좋아서, 큰 기쁨을 느꼈기에 아이들에게도 신앙 유산을 물려주고 싶은 것”이라며 “더 많은 부모들이 스스로 신앙의 기쁨을 느끼고 그 감사함을 자녀들에게 고스란히 전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