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주교좌정자동본당에 열감지카메라 기부한 전홍복씨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20-06-16 수정일 2020-06-16 발행일 2020-06-21 제 3200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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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은 한 가족… 함께 건강 챙겨야죠”

전홍복씨는 “항상 누군가 날 기억한다는 마음으로 겸손과 진심을 담아 봉사해 나가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교회 공동체 구성원들을 형제, 자매이자 가족이라고 하는데, 이는 제 가족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가족이 안심할 수 있도록, 그리고 건강할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뿐입니다.”

제1대리구 주교좌정자동본당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열감지카메라를 기부한 전홍복(프란치스코·53·제1대리구 주교좌정자동본당)씨는 6월 14일 본당에서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평소 수도권 보건소에 약품 및 의료장비를 공급하는 전씨는 “신종플루나 메르스와는 다르게 변화무쌍한 코로나19 사태는 매우 심각”하다며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되는 코로나19를 막으려면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 철저한 위생과 함께 본당에서의 예방도 중요하다 생각했다”고 열감지카메라를 기부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전씨는 2002년부터 본당과 인연을 맺은 뒤로 18년 간 전례봉사를 해왔다. 올해 그는 전례분과장을 맡아 교구에서 진행한 온라인 생중계 미사 전례에 참여하는 전에 없던 경험을 하기도 했다.

전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인터넷 미사에 참여하며, 텅 빈 성전에서 중계를 보는 신자들을 위한 미사 전례를 돕는다는 것이 은총 같았다”며 “하느님께서 제게 주신 영광스런 순간”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본당 전례분과원들과 인터넷 미사를 준비할 당시, 한 번의 실수가 치명적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꾸준히 논의를 이어왔다”며 “영상을 보며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전례를 할 때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할 지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전화위복이 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본당에서 전례분과장, 복사단장 및 여러 봉사에 헌신하는 전씨지만, 그에게 있어 성당은 5살 때 충남 예산 합덕본당서 세례를 받았던 어렴풋한 기억같은 존재였다. 그랬던 전씨가 다시 성당을 찾은 것은 매 순간마다 ‘성당을 다녀보라’는 권유를 듣는 것에서 가진 의문이 시작이었다.

결국 그는 2002년 제1대리구 주교좌정자동본당을 찾아 관면혼배를 받은데 이어, 아내와 두 자녀도 세례를 받는 등 성가정을 이루게 됐다.

전씨는 평소 단상에서 남다른 목소리로 진심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신자분들이 전례를 듣고 눈물을 쏟거나 따로 와서 고마움을 표할 때, 하느님의 말씀과 진심을 잘 전달하고 있다 생각한다”며 “목소리로 전달하는 신앙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역할을 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씨는 마지막으로 “봉사자들이 본당에서 하는 봉사가 신앙심으로 이어짐을 명심했으면 한다”며 보여주기 식의 봉사가 아닌 겸손으로 봉사직에 임하길 요청했다.

“늘 우리가 복음에 관해서 항상 얘기할 때 ‘하늘나라에 올라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힘들다’고 합니다. 봉사 할 때 항상 누군가는 날 기억하고 있다 생각하고 진심과 겸손을 담아 앞으로도 봉사해 나갈 겁니다.”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