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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세이] 작가님 파이팅! / 조수선

조수선(수산나ㆍ조각가ㆍ제1대리구 용인본당),
입력일 2020-06-02 수정일 2020-06-02 발행일 2020-06-07 제 3198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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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카카오톡 창에 친구의 생일을 알려줄 때가 있습니다.

저는 카카오톡 창에서 이렇게 알려줄 때면 되도록 잊지 않고 그걸 핑계 삼아 친구의 안부를 묻곤 합니다. 이렇게 하면 평소 못 보던 친구들도 일 년 중 한 번은 꼭 대화를 하게 되는 거죠. 아마도 서로의 관계를 계속 이어주는, SNS가 주는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정말 오랜만에 안부 인사를 주고받은 분에게서 ‘코로나로 어떻게 지내냐’며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건강의 염려를 물어보는 안부 성격도 있었지만, 그분 질문에서는 어려운 경제로 인해 어떻게 사는지에 대한 질문도 느껴졌습니다.

작품을 팔아 생활을 해야 하는 전업 작가는 회사 생활을 하는 분들과 달리 일정한 수입이 없습니다. 그래서 항상 수입이 없을 때를 대비하며 살아가는 게 몸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그분의 안부는 바로 이런 생활고에 대한 우려였습니다.

저희 생활 역시 다른 분들과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하루에 세 끼는 먹어야 하고 집안 대소사도 챙겨야 하며 두 아이를 키워야 하는 일상은 매일매일 지속됩니다.

한번은 광고 회사에 다니며 넉넉한 생활을 하던 친구가 찾아와서는 이런 말을 합니다.

“이상하게 힘든 일이 생기면 네가 제일 먼저 생각나, 그런데 생활이 좀 여유로워지면 잊어버리곤 해”라며 “힘들 때 우리를 보고 가면 힘을 얻어 조금 더 열심히 생활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해줍니다. 아마도 특별한 수입 없이도 살아가는 우리를 보면 위로를 받는가 봅니다.

뒤돌아 생각해 보면 우리는 늘 그 자리에서 변함없는 모습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변함없는 모습이 누군가에게 큰 힘까지는 아니더라도 위로가 되는 것은 제겐 축복입니다.

아마도 우리의 이 변함없는 삶은 서로 격려해 주고 서로의 꿈을 응원해 주었던 가족이 함께했기 때문일 겁니다.

안부를 묻던 친구가 “잘 지내고 있다”는 나의 말에 “작가님 파이팅!”이란 글을 남겨줍니다. 저 또한 고맙고 힘이 생깁니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반복되는 거리두기는 몸과 마음을 많이 지치게 합니다. 그래서 가까이 있는 가족, 친구 또는 사회에 서로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몸은 떨어져 있어도 서로에게 응원의 메시지와 사랑을 전한다면 도리어 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파이팅!

<끝>

조수선(수산나ㆍ조각가ㆍ제1대리구 용인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