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기후위기 긴급 성명 발표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20-06-02 수정일 2020-06-04 발행일 2020-06-07 제 3198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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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코로나19로 ‘식량 위기’ 비상… 빠르게 대처해야
정부 정책에 적극 반영 요청
온실가스·석탄 화력발전 감축
생명농업 정책 수립 등 건의

5월 28일 대전 성남동 대철회관에서 열린 우리농 제35차 대의원총회 중 참석자들이 긴급성명 발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제공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상임대표 안영배 신부, 이하 본부)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원인으로 꼽히는 기후위기에 관한 정부의 엄중하고 빠른 대처를 호소했다.

본부는 5월 28일 대전 성남동 대철회관에서 상임대표 안영배 신부, 가톨릭농민회 정한길(베네딕토) 대표, 우리농생활공동체협의회 이성남(클라라) 대표를 포함한 관계자 36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35차 대의원총회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 본부는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기후위기에 대한 정부의 비상사태 선언을 촉구했다.

본부는 이날 긴급 성명에서 ▲실효성 있는 온실가스 감축 계획 수립 ▲석탄 화력 발전소 감축 및 재생에너지 확대 ▲화석연료 없는 생명농업 정책 수립 ▲지속 가능한 생명농업 보장을 들며 정부가 추진하는 ‘포스트 코로나’ 정책에 기후위기 인식을 우선시할 것과 이에 관한 적극적인 자세와 행동을 요청했다.

본부는 “인류는 지구온난화에 맞서 싸우거나, 최소한 인간이 이러한 온난화를 일으키는 근원들에 맞서 싸우려는 생활양식과 생산과 소비의 변화가 필요함을 인지해야 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제23항을 성명의 근거로 들었다. 또한 2015년 12월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 합의한 단계적인 온실가스 감축과 지난해 11월 5일 1만1058명의 과학자들의 ‘기후비상사태’(Climate Emergency) 선포를 예로 들며 전 세계 생태적 회개에 우리 정부도 조속히 관련 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전 세계적 기후위기는 그동안 식량 위기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지구 온난화는 북극의 빙하를 30년 전과 비교해 25% 이상 녹여버렸고, 아프리카 내륙의 빠른 사막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는 경작하던 농지를 잃고 식량 생산을 위한 땅을 찾는 이주민들을 꾸준히 증가시키고 있다.

기후위기는 식량 경제에도 타격을 줬다. 2010년 러시아의 기록적인 무더위로 사라진 1000만 헥타르의 산림은 전 세계 밀 생산량을 20% 줄였다. 이는 그해 12월 국제 밀 가격의 90% 상승이라는 결과를 가져왔고, 곡물 소비 절반을 수입에 의존하던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 시민들에게 빵 가격 급등이라는 경제적 위협으로 돌아왔다.

코로나19로 인한 식량난도 무시할 수 없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5월 18일(현지시각) 발표한 ‘코로나19가 식량 위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이 전 세계 식량 공급체계에 영향을 주고, 효과적인 조치가 없을 시 전 세계에 식량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적인 이상기후와 함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식량 가격 급등, 이로 인한 환경적·경제적 식량 위기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자료를 통해 산출한 2015~2017년 국내 곡물 자급률 23%라는 수치는 우리나라도 식량 위기에 있어 안전 국가가 아님을 보여준다.

이에 본부는 기후위기와 코로나19 사태가 궁극적으론 식량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 전망했다. 본부는 우선 2020년 활동 방향을 기후위기에 관한 지속적인 대응에 초점을 두기로 합의 했다. 또한 ‘지속 가능한 삶’으로서 가치를 지닌 생명농업을 향후 코로나19 및 식량 위기 극복을 위한 핵심으로 삼는데 의견을 모았다.

본부 상임위원장 안영배 신부는 “농업은 환경에 가장 민감한 산업이자 자연 생태계를 보존하고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며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며 농업이 생명환경을 살리는 산업이 될 수 있도록 우리의 인식과 정부의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본부는 이날 총회에 앞서 안 신부의 주례로 개회미사를 봉헌하고 지난해 결의했던 활동계획 ‘즐거운 불편 생활실천’ 주제 ‘물 아껴 쓰기’ 관련 시상식을 진행했다.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