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제6회 서울가톨릭국제미술대전 시상식… 대상에 이미성 작가의 미디어 아트 작품

김현정 기자
입력일 2019-12-24 수정일 2019-12-24 발행일 2020-01-01 제 3176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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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가치를… ‘품다’ 그리고 ‘지향하다’
‘품다’ 주제 539점 작품 접수
12월말까지 인사아트센터서

대상 수상작인 이미성 작가의 작품 ‘“How It Feels” Project-Sleeping Faces’.

서울대교구가 주최하고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관장 원종현 신부)이 주관한 제6회 서울가톨릭국제미술대전(구 가톨릭미술국제공모전, 이하 미술대전) 시상식 및 수상작 전시 개막식이 지난해 12월 20일 오후 4시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렸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 미술대전은 2009년 제정된 이래 격년제로 시행되는 미술공모전으로, 종교와 국적에 제한을 두지 않는 열린 대회다. 매 대회마다 각기 다른 주제가 주어지는데 이번 대회의 주제는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가치인 ‘품다’(Embrace)였다.

이번 미술대전에는 총 539점(평면 427점, 입체 109점, 미디어 3점)의 작품이 접수됐다. 이는 지난 대회 대비 2.5배가 늘어난 것으로, 대회 제정 이래로 가장 많은 작품이 출품됐다.

또한, 한국 외에도 아시아와 미국, 유럽의 6개국 작가들이 공모에 참여했다.

심사기준은 공모 주제에 부합하는가를 우선적으로 고려했으며, 이외에도 작품의 완성도, 기법과 재료의 독창성, 표현의 창의력, 동시대적 감성과 메시지 등을 기준으로 입체와 평면을 나눠 장르별로 심사했다.

그 결과 총 45점이 대상(1인, 상금 5000만 원), 최우수상(2인, 상금 각 2000만 원), 우수상(4인, 상금 각 1000만 원), 장려상(10인, 상금 각 200만 원), 입선(28인, 상금 각 100만 원)으로 선정됐다.

대상은 이미성(34) 작가의 작품 ‘“How It Feels” Project–Sleeping Faces’가 차지했으며, ‘품다-보이는 보이지 않는’의 고정아(에스텔·48·서울 세검정본당) 작가와 ‘품다–모든 것이, 모든 것을’의 양형규(50) 작가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대상 수상작은 다양한 인종과 동물의 얼굴 형상을 시간차로 합성한 2분 25초 분량의 미디어 아트(싱글채널 비디오) 작품으로, 종교·정치·이념·생태 등의 경계를 넘어 총체적 화합과 통합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드러냈다는 평을 받았다.

평면분야 최우수상 수상작인 고정아 작가의 작품 ‘품다-보이는 보이지 않는’.

입체분야 최우수상 수상작인 양형규 작가의 작품 ‘품다-모든 것이, 모든 것을’.

평면분야 최우수상 수상작 ‘품다-보이는 보이지 않는’은 한지에 혼합매체를 이용해 작업했으며, 창조주가 만든 만물의 다양성과 화합의 메시지를 유기적 형태와 추상적 기호를 통해 드러낸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평가됐다.

입체분야 최우수상 수상작 ‘품다–모든 것이, 모든 것을’ 또한 공모 주제에 적합하면서도 한 작품 안에 조각·회화·공예 등 다양한 표현 영역의 특성을 고루 갖췄다는 호평을 받았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시상식에서 축사를 통해 “공모 주제이자 전시 주제이기도 한 ‘품다’라는 동사 안에는 종교와 이념, 인종과 언어를 초월해 인류애를 지향하는 고귀한 이념이 오롯이 담겨 있다”며 “특히 주님 성탄 대축일을 앞두고 있는 이 시기에 ‘품다’라는 말은 남다르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어 염 추기경은 “이번 전시가 ‘품다’에 대해 대화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돼, 목소리만으로 오가는 대화가 아니라 마음으로 우러나오는 진심어린 대화 속에 사람들 사이에 다리가 놓여지고 벽이 허물어졌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수상작들은 2019년 12월 30일까지 인사아트센터 1,2층에서 전시된다.

※문의 02-3142-4504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학예연구실

제6회 서울가톨릭국제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미성 작가가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 대상 받은 이미성 작가

“과학과 인문학, 종교 지향점 통합하는 예술작업이 목표”

“대상이라는 큰 상을 받게 돼서 기쁘고 영광입니다. 제 작업이 가톨릭만을 생각하고 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과학과 인문학, 종교를 함께 통합하는 작업을 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이번 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미성 작가는 과학과 예술의 접점을 찾는 작업을 주로 해 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이 작가는 2011년부터 영상 아트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처음에는 육체에 집중해서 작업을 해 오다 점점 정신에 관련된 주제로 옮겨 가는 중이다.

이 작가의 수상작 ‘“How It Feels” Project–Sleeping Faces’에는 유럽 여성과 서아시아 여성, 흑인 남성 등 3명의 얼굴이 등장한다. 이들이 실제로 잠을 자면서 렘수면 때 하는 안구 운동 모습을 촬영해 합성했다. 작품 속에는 사람의 얼굴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검은 개와 부처, 영화 ‘프로메테우스’에 등장하는 외계인 캐릭터까지 들어가 있다.

“렘수면은 인간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유전적으로 비슷한 동물들도 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존재도 인간과 공통점이 있다면 렘수면을 하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기반으로 인간, 동물은 물론 외계인까지 영상에 포함하게 됐습니다.”

“과학과 인문학, 종교가 각기 형태는 달라도 지향하는 바는 동일하다는 믿음이 있었고 그런 믿음들이 제 작업에 전달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상을 받음으로써 제 작업에 좀 더 확신을 갖고 더욱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작업 많이 하겠습니다.”

이 작가는 앞으로 자연현상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폭넓은 작업에 도전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