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다발성 기형과 심부전 등으로 신생아집중치료 받고 있는 응우엔 호앙 티엔 년 아기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9-12-10 수정일 2019-12-10 발행일 2019-12-15 제 3174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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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 조금만 더 힘을 내주렴…”
태어나자마자 집중치료실로 옮겨져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숨 쉬는 아기
아르바이트로 겨우 풀칠한다해도 밀린 병원비 마련에는 턱없이 부족

호 앙티 홍·응우엔 반 낫 부부가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아기의 손을 잡고 기도하고 있다.

호 앙티 홍씨 눈앞엔 온종일 아기 얼굴이 아른거린다. 그러다보면 덜컥 겁이 난다. 병원비를 내지 못해 아기의 치료가 중단될까봐서다.

호 앙티 홍씨와 응우엔 반 낫씨의 아들인 응우엔 호앙 티엔 년군은 지난 10월 11일에 태어났다. 그러나 다발성 기형과 동맥관 개존증, 심부전 등의 증세로 곧바로 신생아집중치료실로 옮겨져야 했다. 인공호흡기 없이는 한 순간도 숨을 쉴 수가 없고, 심장 치료 등도 꾸준히 필요하다. 아기를 품에 한 번 안아보지도 못한 부부는 저린 가슴을 부여잡고 십자가 아래 꿇어앉았다. 제발 살려달라고.

게다가 호 앙티 홍씨는 제왕절개 수술 후 산후조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분만 후 두어 달이 지났지만 배가 아프다. 끼니라도 제대로 챙겨야 몸이 좀 회복되는 것은 안다. 하지만 아기 걱정에 갈수록 심신이 허약해지고 있다. 한국에서 아내와 아기를 돌볼 이는 남편인 응우엔 반 낫씨 뿐이다. 어쩔 수 없이 응우엔 반 낫씨는 출산휴가를 냈으나, 회사 측에선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로 배려는커녕 곧바로 해고통지를 보내왔다. 당장 입에 풀칠할 돈도 없어 아르바이트에 나섰지만 하루 2만 원, 많아야 4만 원을 버는 것이 고작이다. 그나마 매일 일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다. 지난해 결혼 후 베트남 가족들에게 생활비도 보내지 못하고 악착같이 모은 돈 300만 원은 이미 아기 치료에 쏟아 부었다. 베트남에 있는 가족들이 병원비를 융통해보려 애썼지만, 모두 가난한 형편이라 망연자실한 상황이다. 지난주까지 내야하는 병원비만 7000여만 원을 훌쩍 넘어섰다. 신생아집중치료비가 원체 고가라 매일 쌓이는 병원비가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응우엔 반 낫씨는 베트남 응에안 출신으로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형과 함께 어머니를 모시고 살다 대구에 있는 자동차 부품 공장에 취업했다. 호 앙티 홍씨는 7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나 시장에서 물고기를 팔며 생계를 이어가다 학업과 취업을 위해 한국으로 이주했다. 이들은 미사 참례 차 간 성당에서 만나 성가정을 이루게 됐다. 각자 독실한 가톨릭신앙을 이어온 집안에서 성장해 한국에서 곤궁한 생활을 하면서도 미사 참례만큼은 빠지지 않은 덕분에 만난 인연이었다. 월세 30만 원짜리 원룸에 터를 잡았지만, 열심히 일해서 아기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꿈을 꾸어왔다. 예상치 못한 아기의 병으로 막막한 가운데에서도 부부는 기도 속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치료만 하면 곧 건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부부가 평소 성실하게 미사 참례를 해온 모습을 본 대구 성서본당 사제들과 신자들이 딱한 사정을 듣고 물심양면 돕고 있지만, 아기의 치료비 마련은 역부족이다. 베트남 고향 출신 친구들이 사다 준 쌀은 좀 남아 있지만, 반찬거리도 반찬을 조리할 기름 등도 다 떨어졌다. 본당에서 연계해준 지역자치단체 구호물품이 도착하기 전까지 부부는 당장 끼니 걱정부터 해야 하는 상황이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2019년 12월 11(수)~12월 31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