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회 교리서」 522~534항 모든 사람이 예수님처럼 하느님 될 수 있다는 용기 주다 인간과 동떨어진 존재가 아님을 우리에게 보여주려 하신 예수님 일상생활하고 육체노동하시며 하느님 율법 순명하는 삶 실천
한센인들의 수호성인 다미안 신부는 1873년 33세의 나이에 한센인들이 격리 수용된 미국 하와이의 몰로카이 섬에 자진해서 들어갑니다. 당시 한센인들은 몰로카이 섬에서 지옥과 같은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다미안 신부는 그곳에서 수년간 한센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과 함께 지내며 그들을 돌봅니다. 그들이 숨을 거둘 때마다 기도해주고 묻어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센인들은 다미안 신부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저 동정이나 선교 차원으로 자신들에게 다가왔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다미안 신부는 물을 데우다 실수로 그 물을 발등에 쏟습니다. 물은 분명 끓고 있었는데 발은 뜨겁지 않았습니다. 감각의 상실. 이것은 분명한 한센병의 증상이었습니다. 그는 즉각 이렇게 기도하였습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이제 저도 저들과 같은 처지가 되었습니다. 이제 저들도 당신의 사랑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미사에서 “한센인 여러분!”이라고 인사하지 않고 “저와 같은 한센인 형제 여러분!”이라고 인사하였습니다. 그때부터 나환우들은 마음을 열고 신부님의 신앙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다미안 신부님은 절망에 빠진 한센인들을 당신이 믿는 하느님께로 인도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먼저 당신도 그들과 똑같은 인간임을 믿게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신부님이 전하는 복음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밖에 되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걸으실 때 베드로가 예수님도 자신과 같은 인간임을 믿지 못했다면 감히 자신도 물 위를 걷겠다고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인간과 동떨어진 신적 존재가 아니라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셨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으셨습니다. 이를 위해 예수님 공생활 이전의 삶은 그분께서 하느님이셨지만 또한 인간이셨음을 보여주시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전삼용 신부rn(수원교구 영성관 관장·수원가톨릭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