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우리 본당 주보성인] 라파엘 대천사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9-09-24 수정일 2019-09-25 발행일 2019-09-29 제 3163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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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눈 먼 사람·청소년의 수호자
구약성경 토빗기에 등장
토비야의 길잡이 역할
조원솔대·호매실동본당 주보 

라파엘 대천사.

“나는 영광스러운 주님 앞에서 대기하고 또 그분 앞으로 들어가는 일곱 천사 가운데 하나인 라파엘이다.”(토빗12,15)

치유하는 천사로 널리 알려진 라파엘 대천사는 성경에 등장하는 천사들 중에서도 가장 직접 묘사되고 있는 천사다.

라파엘은 구약성경 토빗기에서 아버지 토빗의 명을 받아 메디아로 떠나는 토비야의 길잡이를 해주는 역할로 등장한다.

토빗은 진리와 선행의 길을 걸어오며, 많은 이들에게 자선을 행해온 의로운 사람이었다. 토빗은 니네베에서 포로 생활을 하며 재산을 잃고 말년에는 시력도 잃었다. 궁핍한 처지에 놓인 토빗은 친구 가바엘에게 맡긴 돈을 찾아오기 위해 아들 토비야를 메디야로 보냈다.

이때 토비야가 메디야까지 다녀올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해줄 사람을 구해오는데 이 사람이 라파엘이었다. 라파엘은 ‘아자르야’라는 이름으로 자신이 천사임을 감추고 토비야의 여정에 동행한다.

라파엘은 히브리어로 ‘고치다, 치유하다’라는 뜻의 라파(rafa)와 ‘하느님’이라는 뜻의 엘(el)이 합쳐진 이름으로 ‘하느님이 치유하신다’라는 의미의 이름이다. 라파엘이 자신을 감추고 토비야의 여행에 함께한 것은 그 이름에 걸맞게 두 사람을 고쳐주도록 파견됐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란 첫 번째로 시력을 잃은 토빗이었고, 두 번째는 악귀에게 시달리고 있는 라구엘의 딸 사라였다. 토빗과 사라의 기도가 하느님께 닿았던 것이다.

라파엘은 토비야를 도와 가바엘에게서 토빗이 맡긴 돈을 찾아왔을 뿐 아니라, 사라가 마귀에서 벗어나 토비야와 혼인할 수 있도록 이어주고, 토빗의 시력도 되찾아줬다.

성경 중 라파엘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은 토빗기 뿐이지만, 전승에 따르면 신약성경에 등장하는 ‘벳자타 못’에 관한 설명에 나오는 천사도 라파엘이라고 한다.

일부 사본에만 기록돼있는 요한복음서의 5장 4절은 ‘벳자타 못’에 관해 “이따금 주님의 천사가 그 못에 내려와 물을 출렁거리게 하였는데, 물이 출렁거린 다음 맨 먼저 못에 내려가는 이는 무슨 질병에 걸렸더라도 건강하게 되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한다. 여기서 주님의 천사가 치유의 천사인 라파엘이라는 것이다.

라파엘은 여행자와 눈먼 사람, 청소년의 수호천사다. 또 성미술에서 라파엘을 묘사할 때는 내장을 담은 병, 물고기, 개 등을 상징으로 사용하고 있다.

교구에서 라파엘을 주보로 한 본당은 제1대리구 조원솔대본당과 호매실동본당이다. 또 풍산본당이 라파엘과 함께 미카엘과 가브리엘 대천사를 주보로 삼고 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