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기해박해 180주년·국제순례지 선포 1주년 기념 강연·토크쇼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19-08-20 수정일 2019-08-20 발행일 2019-08-25 제 3159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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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고개 성지 역사 돌아보며 순교 신심 새겨

‘기해박해 180주년·국제순례지 선포 1주년 기념 강연·토크쇼’가 열린 8월 12일 서울 신계동 당고개 순교성지 성전에서 고동환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서울 당고개 순교성지(담당 이동욱 신부)는 ‘기해박해 180주년· 국제순례지 선포 1주년 기념 강연·토크쇼’를 8월 12일 낮 12시30분 서울 신계동 당고개 순교성지 성당에서 마련했다.

‘조선시대의 사형 집행과 당고개’를 주제로 강연한 카이스트 인문사회과학부 고동환(니콜라오) 교수는 “조선시대에는 공포감을 불러일으키고 사람들을 체제에 순응시키기 위해 공개 처형을 했다”면서 “천주교 신자들도 곤장 때리기, 주리 틀기, 발가락 사이에 뜨거운 불 넣기 등의 고문을 당하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순교했지만, 그럼에도 신앙을 지킨 만큼 한국 천주교 신자들은 선조들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강연에 이어 진행된 토크쇼에서는 고 교수와 함께 당고개 순교성지 담당 이동욱 신부, 내포교회사연구소 소장 김성태 신부, 한국교회사연구소 소장 조한건 신부가 패널로 나섰다.

이동욱 신부는 “당고개의 역사를 추적하고 돌아보기 위해 강연·토크쇼를 마련했다”면서 “당고개는 사형지이기도 했지만, 신자들이 만나 신앙 소식을 나누는 접선 장소였으며, 지금보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선조들은 이곳에서 신앙을 이어가며 살았다”고 밝혔다.

김성태 신부도 “19세기 도성 밖 신자들은 당고개 부근에 모여 있었다”면서 “‘본보기’로 삼기 위해 신자들이 많은 당고개 쪽에서 처형한 게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당고개는 천주교 신앙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배후지 역할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참석자 이영숙(수산나·56·수원교구 용인 구성본당)씨는 “잔인한 형벌을 받고 죽음을 무릅쓰면서도 신앙을 이어온 순교자들의 정신을 후세에 알릴 수 있도록 당고개를 비롯해 순교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는 자리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고개 순교성지는 1839년 기해박해 때 10명의 순교자를 낳은 곳이다. 당시 설을 앞둔 상인들은 대목장에 방해되지 않도록, 원래 서소문 밖에서 이뤄지던 평신도들에 대한 처형을 다른 곳에서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한강 가로 조금 나아간 당고개에서 사형이 집행됐다. 당고개 순교성지는 ‘천주교 서울 순례길’ 일부로, 천주교 서울 순례길은 지난해 9월 14일 교황청이 아시아 최초 국제순례지로 인정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