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전달수 신부의 묵시록 연구] 3. 위압적인 메시지

전달수 신부·안동 다인본당 주임
입력일 2012-02-20 수정일 2012-02-20 발행일 1997-10-12 제 2073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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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시대 상황 식별할 지혜 필요
묵시록은 위압적 메시지 전달
3. 위압적인 메시지

묵시록의 마지막 장에서 우리는 구세주로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화급한 말씀을 읽게 된다. 그분은 독자에게 묵시록에 수록되어 있는 사건들이 미리 일어날 것임을 상기시키시면서 『이 말씀은 확실하고 참된 말씀이다. 예언자들에게 영감을 주시는 하느님께서 당신의 종들에게 곧 이루어져야 할 일들을 보여 주시려고 당신의 천사를 보내셨다』(22, 6)라고 하신다. 또한 『그 때가 가까왔으니 이 책에 기록된 예언의 말씀을 봉하지 말아라』(22, 10)라고도 하셨다. 그리고 『자, 내가 곧 가겠다. 나는 너희 각 사람에게 자기 행적대로 갚아주기 위해서 상을 가지고 가겠다.』(22, 12)라고도 하시며 거듭 강조하여 또 이렇게 말씀하신다. 『그렇다. 내가 곧 가겠다.』(22, 20). 그러므로 윤리적인 긴박성이 묵시록의 주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시간은 지나간다. 메시아 나라가 도래할 때 그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내릴 진노의 시기도 화급하게 닥쳐오고 있다. 온갖 환란이 모든 이에게 경각심을 일으키고 있다.

인간은 진리를 따라 살 때 올바로 살아가며 구원을 받는다. 이승에서 안전한 항구를 찾는 일과 저승에서 구원을 얻는 방법은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루어진다(묵시 3, 10-11).

묵시록에 심취된 독자들은 계시의 내용을 묵과할 수 없을 것이다. 묵시록은 계시들로 꽉 차 있다. 시간의 흐름 속에 사건들이 전개되며 해석에 따라 각 사건은 역사성을 띠고 있다. 다음의 성서 구절은 역사적인 사건의 한 예에 불과하다. 『머리 일곱에 뿔이 열 개 달린 그 짐승의 비밀을 말해 주마. 일곱 머리는 그 여자가 타고 앉은 일곱 언덕이며 또 일곱 왕을 가리키기도 한다. 그 중의 다섯은 이미 넘어졌고 여섯째는 아직 살아 있으며 마지막 하나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마지막 왕이 나타나더라도 잠시 동안밖에는 살지 못할 것이다』(묵시 17, 7, 9-10).

묵시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대 상황을 식별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17장 10절의 경우에는 중요한 역사적인 사건들을 언급하고 있으므로 특별한 식별력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1)다섯 왕은 이미 넘어졌다. 2)여섯째 왕은 아직 살아 있다. 3)마지막 왕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역사적인 인물들의 언급은 시대 상황과 식별을 요구한다. 또한 666이란 숫자는 무엇을 또는 누구를 상징하는가? 이 또한 시대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특별한 지혜가 있어야만 이해할 수 있는 상징적인 숫자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묵시록은 독자들에게 위압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무시무시한 일들이 이 땅 위에서 일어날 것이다(참조. 8,6-13). 그러므로 하느님의 보호 아래 듣기를 원하는 이는 누구든지 묵시록의 권고에 따라 살아야 할 것이다.

『나 요한은 하느님의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께서 증언하신 것, 곧 내가 본 모든 것을 그대로 증언합니다. 이 예언의 말씀을 읽고 듣고 이 책에 기록되어 있는 대로 실천하는 사람들은 행복합니다. 그 일들이 성취될 시간이 가까웠기 때문입니다』(묵시1, 2-3)

전달수 신부·안동 다인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