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청소년 영성] 7. 낙관과 기쁨 및 희생과 고통

김보록 신부·서울 돈보스꼬 정보문화센터
입력일 2012-02-16 수정일 2012-02-16 발행일 1997-08-24 제 2067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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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성장에는 기쁜 생활 절실
동기ㆍ목표 확실할 때 희생 감수
「낙관」은 사물의 밝은 면을 보고 장래를 희망적으로 관측하는 생활태도다. 세상은 본질적으로 선한 것이며 세상과 인생을 자신의 노력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확신하는 자세다. 「기쁨」은 의지의 능력이 바랐던 것을 차지하거나 뜻했던 것을 성취하여 거기에 머물므로써 누리는 충족되고 상쾌한 상태를 뜻한다.

만약 이 「낙관」과 「기쁨」이 현세적이고 인간적인 일에 근거를 준다면 허무하고 허약한 것이 될 수밖에 없으나, 그리스도의 부활에 근거를 둔다면 우리 안에 이미 실현된 구원에 대한 기쁨과 앞으로 실현될 구원에 대한 희망을 확고히 가질 수 있으므로 이 낙관과 기쁨은 확실한 것이다. 그리스도는 죽음에서 부활하심으로써 세상의 모든 죄악과 불행, 고통, 재난, 슬픔, 실망 등을 극복하시고 승리를 거두셨다.

그로 말미암아 그분의 부활에 참여하는 우리도 모든 죄악과 불행, 고통, 재난, 슬픔, 실망 등을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우리의 낙관과 기쁨의 근거가 있는 것이다.

젊은이는 본래 세상과 인생을 낙관적으로 보고 기쁘게 살려고 한다. 가령 어느 경우에 낙관하지 못하고 기쁘지 못한다 하더라도 마음은 낙관적인 것과 기쁜 일에 끌리고 기쁘게 지내는 사람과 함께 지내려고 하는 욕구를 지닌다. 자칫 잘못하면 젊은이는 비현실적인 낙관과 일시적이고 피상적인 기쁨에 머물기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낙관과 기쁨도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비관과 슬픔보다 훨씬 나은 것이다. 비관과 슬픔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젊은이의 마음을 해칠 뿐이다. 젊은이가 어려운 세상에서 살고 성장하고 완성되기 위해 낙관과 기쁨이 꼭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젊은이의 비현실적인 낙관과 일시적이고 피상적인 기쁨을 점차 현실적인 낙관과 항구하고 심오한 기쁨으로 성숙케 하는 일이며 나아가서는 그리스도의 부활에 근거를 둔 낙관과 부활하신 그분과의 우정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으로 정화하고 성화하는 일이다. 부활하신 그리스도께 확고히 기반을 둔 낙관과 기쁨으로 성화된다면, 낙관과 기쁨은 젋은이에게 영성의 커다란 활력소와 보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그리스도의 죽음에 참여하는 측면은 희생과 고통이다.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가 단 하나의 신비이며 그분의 죽음과 부활에 참여하는 체험이 단 하나의 체험인 것처럼 부활의 낙관과 기쁨의 체험은 항상 죽음의 희생과 고통의 체험과 함께 간다. 희생과 고통을 통해서만이 진정한 낙관과 기쁨을 체득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비현실적인 낙관과 일시적이고 피상적인 기쁨은 오직 희생과 고통을 통해서만이 그리스도께 기반을 둔 현실적인 낙관과 항구하고 심오한 기쁨으로 변화되고 성화되는 것이다.

젊은이는 외면상 희생을 싫어하고 고통을 회피하려는 것처럼 보이나 그것은 그들이 납득하고 확신할 만한 「동기」와 「목표의식」이 없기 때문이다. 분명하고 충분한 「동기」와 「목표의식」만 있다면 젊은이는 오히려 어른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기쁘게 희생과 고통을 감수한다. 희생을 얼마나 싫어하고 싫어하지 않으며 고통을 얼마나 회피하고 회피하지 않느냐 하는 것은 희생과 고통 그 자체에 있지 않고 희생과 고통을 감수할 「동기」와 「목표의식」을 얼마나 확신하고 확신하지 않느냐에 달려 있다. 참으로 젊은이는 분명하고 충분한 「동기」와 「목표의식」을 가진다면 어떤 희생과 고통이라도 아랑곳 없이 받아들여 심오한 영성을 살고 드높은 성덕을 체득하며 완덕까지 이를 수 있는 것이다.

「동기」와 「목표의식」도 여러가지가 있으므로 젊은이가 살고 일하고자 노력하는 「동기」와 「목표」를 이기적이고 현세적인 수준에서 보다 이타적이고 초자연적인 수준으로 끊임없이 향상시켜야 한다. 가장 고상한 「동기」와 궁극적인 「목표」가 되신 그리스도께 도달할 때까지 말이다. 그리스도를 최종적인 동기와 목표로 하여 그분을 위해서 그분 때문에 그분과 함께 받아들이는 희생의 가치와 고통의 보람을 젊은이가 깨달았으면 그들은 어떤 희생이나 고통이라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의 기쁨과 보람을 누리기 위해 그리스도와 함께 죽음의 희생과 성덕을 향해 일심불란으로 달릴 것이다.

김보록 신부·서울 돈보스꼬 정보문화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