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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태양의 나라 멕시코 - 진교훈 교수 남미 순례기] 13.「카리브」해와 여인의 섬

진교훈 교수ㆍ중앙대 철학과
입력일 2011-04-18 수정일 2011-04-18 발행일 1979-09-02 제 1169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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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관광자원에 엉망인 서비스
카리브해의 「여인의 섬」해수-엄마 뱃속처럼 포근 
야자수로 이룬 방풍림에 수정모래, 실로 명경지수
세계에서 가장 맑은 바다로 알려진「카리브」海로 왔다.「메리다」로부터 3백22km되는「뿌에르또 후아레스」까지는 버스로 5시간. 나는 먼저 美女만이 살았다고 하는 전설의 섬나라「이스라 무헤레스」(여인의 섬이라는 뜻)로 왔다.「뿌리에르또 후아레스」로부터 배로 1시간 남짓 걸린다. 햇살은 따가우나 산들바람이 불고 물결이 춤춘다. 눈이 부신다. 공연히 마음이 설렌다. 배안에서 미국과 카나다 에서온 대학생들과 독일에서 온 청년실업가와 환담을 나누었다. 나처럼 전설을 듣고 찾아오는 낭만적인 사람들. 한시간 내내 우리는 떠들었다.美女들 만나리라는 꿈에 부풀어서. 배가 섬에 도착하자 돌연히 비가 내린다. 제각기 흩어졌다.마중나가 오기로 된 여행사직원이 안 나온다. 예약된 호텔로 가니 방이 없다고 한다. 실갱이를 하다가 포기하고 한 등급 낮은 호텔에 방을 얻었다. 소개받은 음식점에 갔는데 의외로 불결하다. 내가 주문하는 음식마다 재료가 떨어졌다고 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간단히 늦은 점심을 먹는데 그나마 좀 상한것 같다. 비를 맞으면서 어슬렁거리다가 저녁이 되었을 때 성당으로 갔다. 미사에 참석한 사람은 나까지 단지 여섯사람. 섬 인구 1천1백 명에 관광객도 천명은 된다고 하는데. 이 섬은 기리가 8km 제일 넓은데가 4km 좁은데가 2백m.멕시코를 스페인이 통치했을 때는 해적들의 왕국이었다. 제일 좋다는 음식점으로 찾아갔다. 손님은 주로 미국 사람들. 난데없이 한 모퉁이에서 일본말로 살려 달라고하는 소리가 난다. 어떤 술취한 선원이 일본여인에게 주사를 부린다. 마치 내가 그 여인의 동행인 것처럼 말하고 그녀를 구해주었다. 직업은 가죽제품의 도안사. 간밤에도 한밤중에 방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불안하다고 한다. 내가 묵는 호텔에 방을 얻을 수 없겠느냐고 묻는다. 잘 모르면서도 방이 없는것 같다고 말하고는 혼자 여행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선생처럼 말했더니 이젠 다시 혼자 다니지 않겠다고 한다. 일본에 올 기회에 그녀의 집을 들려주면 은혜를 갚겠다고 한다.

나중에 조선사람의 인식을 새롭게 하게 됐다고 하는 건방진 말을 듣고는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다음날 저녁 배안에서사귄 독일청년 실업가와 함께 포도주와 바다가재(롭스터)를 먹으면서 내가 만난 女人王國의 유일한 美女(?)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서는 우리는 웃었다. 그 독일 사람도 나보고 신부 냄새난다고 하면서 놀려준다. 34살 되는 그는 1년 동안 계약결혼을 한적이 있을뿐 결혼따윈 아니하겠다고 한다. 다음날 아침 섬 주위를 둘러 보았다. 야자나무가 듬성듬성 방풍림을 이루고 있다. 물이 맑다고 하되 이렇게 맑을 수가 있을까? 明鏡之水!元山의 明沙十里의 모래와는 도저히 비할 수도 없는 水晶모래 물결이 아른 거린다. 구름이 끼어 日出을 못 보았으나 너무도 맑고 고요한 아침에 나는 바닷물에서 헤엄쳤다. 내가 胎兒였을때 어머니뱃속의 羊水에서 헤엄을 치듯이.

피부상처를 빨리 아물게 해주는 쏄라인(生理鹽水) 갈기도 한 따스한 海水에 몸을 담구니 어머니생각이 간절하다 엄마 품도 이렇게 따스하고 포근하고 깨끗했는데... 내 귀밖에 듣는 귀 없고 내 눈밖에 보는 눈 없는 이 호젓한 바닷가에서 소리 없이 흐느꼈다. 모랫바닥에 딩굴고 있는 야자열매와 머리통만한 소라를 주어가지고 놀기도 했다. 이틀을 묵고는 陸路「칸쿤」으로 갔다.「뿌에로뜨 후아레스」에서 60km. 새로 개발된 관광요지、태평양연안의 「아까뿔꼬」와 쌍벽을 이루는 해수욕장이 있는 곳. 전임 멕시코대통령이 개발을 진두지휘 하는 세계의 부자들이 몰려오는 곳. 파라다이스라고도 불리 운다. 物價가 미국의「롱비치」보다 비싼 곳이고 여기서는 누구나 영어로 말한다. 하루에 한번만 호텔식당을 이용하기로 하고 장에 가서 직접 먹을 것을 사다 먹었다. 3백 명이 탈 수 있는 호화스러운 유람선을 타고 종일 뱃놀이를 했다. 배 밑에 유리창을 붙여 배 밑 바다속을 환히 볼수 있게 되어 있다. 형형색색의 기화요초 아름다운 색깔과 무늬를 뽐내는 熱帶魚를 육안으로 볼 수 있다.「코주멜」섬 근처의 작은 외딴섬에서 2시간 휴식을 하는 동안 나는 원주민 아이로부터 거북 등을 타는법을 배웠다. 거북이를 타고 놀았다.龍宮과 같은 곳에서 꿈꾸는 것만 같았다 어화라 좋구나. 좋아<계속>

진교훈 교수ㆍ중앙대 철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