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신과 태양의 나라 멕시코 - 진교훈 교수 남미 순례기] 11. 멕시코의 민속ㆍ음악

진교훈 교수ㆍ중앙대 철학과
입력일 2011-04-18 수정일 2011-04-18 발행일 1979-08-12 제 1166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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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효과 고려한 마야건축물
「통치자의 궁전」심포니、무한의 세계로…
마야문명 최후의 보루「치첸이짜」-유적 간직
「욱쓰말」의「빛과 소리」는 멕시코 관광성이 자랑해 마지않는 중요한 작품이다. 특히 오페라작곡에 관심 있는 사람은 모름지기 여기와서 이 작품을 감상하기를 권한다.

「마야」의 건축이 하나같이 음향효과를 고려하고 지어졌는데「통치자의 궁전」이나「遊技場」의 아꾸스틱은 완벽하다는 말을 해도 좋을 만큼 우수하다. 그러나 「통치자의 궁전」은 훌륭한 露天극장으로서 손색이 없다. 立體音聲의 효과를 아주 잘 살렸다.

그리고 特記할 것은 이 심포니에 사용된 악기가운데 人形의 꼴을 한 陶官악기가 있다는 것이다. 원래 樂器가 人體를 모방한 것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身體의 全部를 악기로 만들어 사용하는 것은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아무튼 陶官에서 울려나오는 소리는 여느 금관악기나 打樂器ㆍ絃樂器의 소리와는 다른 신비스러운 울림이 있다.

잠자고 있는 魂을 불러 일으키는힘이 있다. 나는 이 음악을 들으면서 베르디의 <테데움>과<나부꼬>와 바그너의<神들의 黃昏>을 연상했다. 照明이 궁전과 사원의石壁、基壇ㆍ石株ㆍ石碑의 浮調들을 비추자、浮調에 陽刻된 人物들이 되살아나 춤을 추는 듯이 보이고、나레이터의 듣기 좋은 탁트인 목소리는 정말 신의 음성처럼 들렸다. 無반주의 합창은<나부꼬>에나오는 노예의 합창처럼 장엄하고 처절했다. 최종장에서 나는「인 떼、도미네、세라비」라는 합창소리를 들은 것 같기도 하는데…확인할 도리가없지만 우렁찬 오케스트라의 소리가 터져 나오고 현악기의 높은 마음(지음)과 함께 조명이 차례차례로 사라지면서 무한의 세계로 우리를 이끌어 주었다. 청중들은 넋을 잃은 듯 고요 속에 함몰되어 일어날 줄 모른다. 나이 외에는 다 동반자가 있었다 호텔에 돌아와서도 그 감격을 어떻게 처리할 수가 없었다. 樂想은 소리를 내어 외쳐 되는데 이를 記譜하는 재주가 없으니、안타깝기가 이를데 없다.

이튿날 메리다로 돌아와서 하룻밤을 자고는「치첸이짜」로 갔다. 「치첸이짜」는「메리다」로부터 1백16km. 「체첸이짜」는 마야문명의 최후의 堡壘였다. 규모가 제일 크다. 자동차를 타고 그 주위를 한바퀴 도는데도 2시간이 걸릴 정도다. 예언자의 城、戰土의寺院ㆍ千個의石株ㆍ시장터ㆍ球技場ㆍ호랑이의 寺院ㆍ독수리의 궁전ㆍ희생의 우물ㆍ천문대등이 널찍하게 배치되어있다. 보통 구경하는데 이틀을 잡는다. 록기 할 것은 다음과 같다. 「예언자의城」은 잘 보존된 피라미드인데 지하로부터 내부로 올라가는 비밀통로가 있고 깊숙한 곳에 왕의 무덤이 있다.

파라밋은 7백년 경에 지금보다는 작게 만들어졌고 후에 덧붙여 지금처럼 크게 만들어졌으리라고 추측을 한다. 마야인 들은 비취색을 좋아했던 것 같다. 벽화나 도자기에「마랴부루」라고 불리워지는 푸른칠을 한 것이 눈에 잘 띈다.

韓國의 독특한(?) 문양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 卍字紋과 亞字紋을 여기서도 많이 볼수 있다. 길 밑바닥에서는 주택의 벽에서、韓屋의 대문 양쪽 벽에 칠한 것과 꼭 같은 칠을 발견했다.

세계 최초의 籠球 경기가 벌어졌다고 하는 잘 손질된 장방형의 거대한 球技場이 있다. 양쪽으로 돌로 된 좌석이 잘 배치되어 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한쪽 끝에서 소리를 작게 내어도 다른쪽 끝에서 그 소리가 잘 들릴 정도로 음향효과를 고려한 것이다. 그러나 경기에서 패한 편 선수들의 가슴을 가르고 심장에서 뿜어나는 피를 신에게 바치는 그림들을 좌석 밑에 있는 基壇의 浮調에 그려져 있는 것을 보았다 또 물레가 30m쯤 되는 큰 웅덩이라고 할 수 있는「희생의 우물」에서는 비의 神에게 산사람을 희생물로 바쳤다고 한다. 어린아이와 처녀들을.

이「치첸이짜」는 미국의 카네기 財團이 40년 동안 걸려서 발굴한 도시다. 이 도시는 435년경에 건립되고 그 후 2백년 동안 버려졌다가 7백년 경에 다시 재건되고 얼마 후에 똘떼까 族에게 넘어갔다가 세상에서 사라져간 도시다. 피라미드 꼭대기에서 서녁의 평원의 지평선을 바라보니 만감이 오간다. 프랑스 제5공화국의 산모역을 맡았던 드브레(초대 법무상 나중에 수상도 지냈다)가 사실은 멕시코 인디안의 복식 연구를 했다면 독자들은 놀라리라. 버나드 쇼의 희곡「클레오파트라와 씨저」의 일막 일장에서 씨저는『스핑크스여! 내 여기 그대에게 인사하러왔노라』고 당당하게 외쳐대는데…(계속)

진교훈 교수ㆍ중앙대 철학과